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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갑니다. 지하철타고"···파크골프 전성시대

■ 시니어 '핫템' 파크골프 대해부<1>

친목도모에 운동까지…시니어 최고 취미 등극

골프와 룰 같아…비용은 100분의 1

서울 상암동 월드컵파크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친목도모에 운동까지…시니어 최고 취미 등극

“파크골프로 슬럼프 이겨내고, 제2의 인생이 시작됐어요. 원래 체지방도 많았는데 살도 쫙 빠졌고요.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전찬규·72세)

“매일매일 옵니다. 라운드 한 번에 1시간 정도 걸리는데, 3번 돌아요. 햇빛도 쐬고, 다리 근육도 생기고 나이 든 사람에게 이만한 운동이 또 없네요.” (김경희·75세)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천호동 강동파크골프장을 찾으니 시니어 40여 명이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며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골프장을 찾은 시니어들은 “파크골프를 국내 도입한 사람은 ‘애국자’”라며 접근성이나 가성비를 따지면 이보다 더 좋은 시니어 스포츠는 없다고 입 모아 말했다.

골프와 룰 같아…비용은 100분의 1

1983년 일본 훗카이도에서 시작된 파크골프는 이름 그대로 ‘공원’에서 즐기는 ‘골프’다. 홀 간격이 100m 이내로 골프보다 짧아 미니 골프라고도 할 수 있다. 경기방식은 골프와 마찬가지로 코스를 돌며 최대한 적은 타수로 홀에 공을 넣으면 된다. 다만 골프보다 난이도가 낮고, 비교적 가볍게 참가할 수 있는 파크골프는 시니어에게 경제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적합한 운동으로 꼽힌다.

파크골프장은 대부분 도심 속 공원이나 강변 고수부지 등에 자리 잡고 있다. 10일 찾은 강동파크골프장과 잠실파크골프장은 각각 천호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종합운동장역 1분 거리인 ‘역세권’에 있었다. 교외에 있어 장거리 운전이 필수인 골프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현직에 있을 땐 골프를 치던 시니어가 은퇴 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파크골프로 넘어오기도 한다. 골프의 경우 그린피와 카트비, 캐디피 같은 필수 비용에 더해 식음료비 등 각종 부대 비용까지 합하면 한 팀(4명) 비용이 100만 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반면 파크골프 평일 이용료는 2시간 기준 2000원가량이며 장비 대여비는 1000원에 불과하다. 하루 5000원 안팎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가성비를 따지는 시니어를 유인하는 요소다.

강동파크골프장에서 구민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정예지 기자


너도나도 파크골프…전국 동호인 수 폭증

파크골프를 즐기는 시니어도 전국적으로 대폭 증가했다.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골프파크협회’의 전국 회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0만 6505명이다. 회원 수가 3만 7630명이었던 2019년도와 비교하면 3년 사이 183% 늘었다. 특히 경기와 경남, 울산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21년 대비 2022년 회원 수 증가율은 경기 지역이 164%(2940→7760명), 경남 118%(9502→2만745명), 울산 106%(1880→3873명)다. 협회는 이 추세라면 전국 회원이 올해 말 17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한체육회장기 대회’ 참가자 수도 △2016년 593명 △2017년 632명 △2018년 711명 △2019년 700명 △2022년 736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파크골프장 예약 전쟁도 벌어진다. 2021년 대비 2022년 파크골프 회원 수는 66% 성장한 반면 파크골프장은 단 17%(308→361곳) 신설·증설됐다. 주 2회 파크골프를 즐긴다는 성명기 씨는 “예약이 어려워 아들과 며느리까지 동원한다”며 “온라인 예약에 실패하면 선착순으로 운영하는 근교 골프장에 일찍부터 달려가 줄을 선다”고 전했다.

파크골프 강사 일자리도 덩달아 호황

파크골프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73세의 김 모씨는 2012년 파크골프에 입문했다. 이후 파크골프의 매력에 푹 빠져 2015년에는 1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고, 2017년에는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미리 따 둔 자격증이 최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자격증 가진 사람이 많이 없어 쓰임이 많다”며 “심판 자격증도 있다 보니 서울, 경기 등 협회에서 심판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파크골프의 인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은 파크골프를 즐기는 주요 연령이 6070이지만 파크골프가 좀 더 활성화되면 연령층도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는 “파크골프 인구가 최근 10년은 젊어진 거 같고 40대도 더러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의 막내 격인 1963년생이 올해 만 60세로 법정 퇴직 나이에 이르렀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파크골프의 인기는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예지 기자
yej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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