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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일자리 알선하고 수입 늘리고···서울시, 폐지수거 어르신의 더 나은 생계 위한 지원책 마련

폐지수집 어르신, 70~80대가 88%

서울시, 전담기관 지정해 어르신에 일자리 연계

경광등·경량 리어카 등 지원해 노동환경도 개선

노인일자리 폐지수집 사업단 활동모습. 서울시 제공


손수레에 폐지를 가득 싣고 위험천만한 도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다니지만 정작 손에 쥐는 돈은 한 달 15만 원 남짓. 폐지 수집 어르신은 노인빈곤의 대명사가 됐다. 이에 서울시는 10일 폐지 수집 어르신들의 안정적 생계와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해 지원책을 내놨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에는 현재 어르신 3007명이 폐지를 수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별로는 △60대 364명(12%) △70대 1231명(41%) △80대 이상이 1412명(47%)으로 7080이 폐지 수집 어르신의 88%를 차지한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액은 89만 5000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소득은 기초연금과 근로 등 모든 소득을 포함한 금액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진행한 폐지 수집 어르신 실태조사에서 폐지수집 어르신들의 월평균 소득은 15만 1000원이었다.

서울시는 어르신이 폐지 수집을 하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선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폐지 수집 어르신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을 지정한다. 이곳에서는 낮은 강도의 일자리를 발굴해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어르신들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폐지 수집에 뛰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전담기관은 자치구 내 시니어클럽, 노인종합복지관 등을 활용한다. 특히 익숙한 일을 이어가려는 어르신들의 성향을 반영해 공공장소 플라스틱 및 담배꽁초 수거, 수변공원 환경미화원 등 일의 형태는 비슷하나 노동 강도가 약한 월 30시간 내외 일자리를 개발해 연계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폐지 수집 활동에 뛰어든지 오래되지 않은 60대는 경험과 체력 등을 고려해 복지시설도우미와 같은 공공 일자리나 도보 배달원 등 민간 일자리를 적극 연계해 적정 소득을 보장한다.

폐지 수집을 계속 하길 원하는 어르신은 ‘폐지 수집 일자리사업단’에 연계해 수입을 늘려준다. 공공 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폐지 수집 일자리사업단은 자치구가 지정한 곳으로 수집한 폐지를 전달하면 보조금을 더해 현재 수입의 2배 수준 금액(평균 3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13개 구 1253명이 폐지 수집 일자리 사업단에서 활동 중인데, 이를 전 자치구 18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지원을 받고 있어 공공 일자리 참여가 제한되거나, 기초수급 탈락을 우려하는 어르신을 위해 보건복지부 관련 지침 개정을 건의하는 등 제도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도 모색한다. 서울시는 참여가 원천적으로 배제된 생계수급 어르신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 및 사회참여 지원사업 지침을 개정한다. 또, 65세 이상 기초수급 어르신이 수급탈락 없이 근로활동을 유지하도록 근로소득 공제율을 높일 수 있는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폐지 수집 어르신의 열악한 노동환경도 개선한다. ‘어르신 안전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자치구와 협의해 고물상 주변 무단횡단이 잦은 지역에는 안전 시설물도 설치한다. 민간기업 후원과 연계해 경광등, 경음기 등이 부착된 경량 리어카와 이동이 용이한 안전손수레, 야광조끼·밴드 등도 지원한다.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냉방‧방한 용품도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내 고물상(362개)과 협의해 휴게공간도 조성한다. 고물상 내에 의자, 음수대 등을 갖춘 간이휴게소를 설치하고 각종 복지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정예지 기자
yeji@rn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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