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점프는 대학생연합경영컨설팅학회(SoME) 학생들로 구성된 썸데이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썸데이 기자단은 젊은 대학생 시각에서 고령화 사회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최근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가령 MZ세대 업주가 중장년층을 고용하거나, 함께 일하는 알바생의 연령대가 다양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를 보이는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경영자와 알바생은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할까. 썸데이기자단은 중장년층을 고용한 경험이 있는 자영업자와 중장년층 아르바이트생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세대 차이가 있는 근무 환경에서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실제 업무 현장은 협력과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업무 환경 속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조직에서 세대 갈등을 어떻게 타개하면 좋을지 알아보자.
먼저 제주도의 한 음료 매장에서 50대 직원을 고용했던 업주 이모 씨(남, 30대)와 재작년 65세 직원을 고용했던 치킨집 업주 손모 씨(남, 30대)의 얘기를 들어봤다.
-중장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계기는
“직원을 고용할 때는 업장의 주 타깃층과 비슷한 연령대를 찾게 된다. 제주도는 특성상 관광을 즐기러 온 중장년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중장년 알바생을 고용했다. 우려한 부분은 특별히 없었고 오히려 중장년 아르바이트생이 관광객과 잘 소통하리라 기대했다.” (이모 씨)
“요식업소 개업은 처음이라서 이쪽 업계 경험이 있는 분을 찾다 보니 중장년을 고용하게 됐다. 당시 알바생이 저희 부친과 비슷한 연령대였는데, 그분께 초기 업장 운영에 관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손모 씨)
-중장년 아르바이트생의 강점은
“세대 차이가 느껴져서 불편했던 경험은 아직 없다. 오히려 연륜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업장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 어른의 모습이 좋았다. 어린 나이의 알바생에게는 부족한 노련함도 있었다. 포스기나 키오스크 등 기계 사용 방법을 알려드렸을 때도 어렵지 않게 숙지하셨고, 손님 응대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모 씨)
“배운 것이 많다. 당시 고용했던 중장년 알바생은 일식집과 호텔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잘 모르던 튀김 업무를 맡아주셨다. 일을 잘하셨다. 그분의 경험 덕에 처음 가게를 열며 우려했던 부분들이 잘 해결됐고, 오히려 업장 운영에 몰랐던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손모 씨)
-중장년층 알바생과 업장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소통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치킨집은 손님이 가장 많은 피크시간이 길면 3시간인데, 그럴 때는 체력적으로 힘들어하셨다. 돌아가면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거나 피크타임이 끝난 후 잠깐이라도 휴식하실 수 있도록 해 이를 극복했다.” (손모 씨)
-업장 내 조직문화가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운영에 중요하다.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직원분들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그게 곧 매끄러운 운영으로 귀결됐다.” (이모 씨)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면 직원이 업장에서 더 오래 일한다. 고용인 입장에서는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고 교육하는 데 소모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업장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손모 씨)
이어 신촌의 한 소규모 카페에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근무하는 시니어 아르바이트생 김모 씨(여, 50대)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이곳에서 일하게 됐나
“원래는 회사에 다녔다. 아이가 조금 커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게 됐다. 취업을 도와주는 교육기관에서 디저트 만드는 법을 배웠고, 이 카페에서 음료도 만들고 디저트도 만들며 일하고 있다.” (김모 씨)
-세대 차이가 나는 알바생과 근무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사실 어디를 가나 세대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의 문제인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요즘 애들’처럼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과 일을 하면 신경전 같은 것도 있지만 잘 통하는 젊은 사람도 있다. 지금 같이 일하는 젊은 알바생은 대학교 내에서 커피 드립 동아리도 만들어 활동할 정도로 이 일에 진심인 친구다. 커피를 오랜 시간 좋아했던지라 대화가 잘 통한다.” (김모 씨)
-갈등이 발생하면 대부분 어떻게 하시는지?
“웬만하면 상대방의 뜻에 따른다. 젊은 분을 존중하는 거다. 젊은 분들은 미각이 저희 나이대보다 훨씬 예민해서 입맛이 정확하더라. 그런 부분들을 위주로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김모 씨)
-젊은 직원보다 나은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보는지?
“많은 경험을 해봤다는 게 장점이다. 회사도 다녀보고, 웬만큼의 경험을 다 하면서 날카로움이 많이 없어지고 유해졌다.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 태도도 가지게 됐다. 또 요즘 대학생들은 조기졸업이나 교환학생 등으로 일을 오래 못한다. 다이소나 소규모 카페에서 40~50대를 선호하는 이유도 일을 잘 그만두지 않는 사람을 원해서인 것 같다. 저도 그런 부분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김모 씨)
-업장 내 조직문화가 근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직원의 피로도가 줄어든다. 잘 맞는 사람과 함께 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크다. 동료와 갈등이 있는 날은 너무 고단한 하루처럼 느껴진다. 그게 장기적으로 업무 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김모 씨)
IBM 최고경영자 루 거스너는 ‘조직문화는 경쟁력의 전부’라고 한 바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서 다양한 세대와 협력하려는 노력은 곧 성과 달성으로 이어질 것이며, 업장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다. 인터뷰 결과, 피고용인 역시 단순히 세대 차이를 넘어서 개인마다 고유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올바른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중장년층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성공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볼 수 있었다.
고용주 역시 단순히 피고용인의 연령이 아닌, 기업의 방향성과 가치를 공유하고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근무 환경 조성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박서진·최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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