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병행창업, 할 수 있다면 도전해보자

[라이프점프] 정병철의 소신발업(所信發業) (3)



길어질 인생 만큼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생업에 쫓겨 물리적, 금전적 여유도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여러 대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실성 있는 출발점은 본업을 유지하며 본인의 관심 분야를 병행창업으로 시작해 보는것이 이상적일수 있다.

31살이던 2008년 필자는 대기업 재직중에 겸업으로 외식업 매장을 오픈하며 병행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직장 생활이 나쁘진 않았지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나의 일이란 걸 해보고 싶었고 평소 외식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요식업을 운영중인 선배의 도움으로 당시 모았던 전 자산을 투자해 치킨집을 오픈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가진 걸 모두 쏟아부었던 당시의 의사결정이 필자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고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기반이 되었다.

매장을 오픈했던 그 첫날의 벅차오르던 감격을 지금도 생생이 기억하고 있다. 걱정과 염려보다는 설레임과, 희망, 성취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운이 좋게도 나의 첫 도전은 소위 대박이 났고 줄을 서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신촌의 인기 맛집이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성공을 경험하면 운이 좋았다고 평가하기 보다는 본인이 특별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필자 역시 성공에 취해 다른 많은 성공의 요인들은 무시하고 나의 안목과 감을 믿었고 2번째 매장을 무리하게 오픈했다가 쓰라린 참패를 맛보게 되었다. 유년시절부터 견딜 수 있을 만한 실패는 많이 겪어보라는 부친의 가르침이 생각나는 순간이었고 실패는 필자에게 창업을 대하는 지혜와 노하우를 남겨 주었다.

당시를 회상해 보면, 한 가지 일에 매진하는 것도 어려운데 일과시간에는 회사 생활에 집중하고 퇴근 이후에는 두 개 매장을 번갈아 다니며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으로 살면서 때론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자괴감에 빠진 적도 있었지만 그 시간은 필자에게 동년배들보다 빠른 나이에 창업과 성공, 실패를 경험하게 해주었고, 더 나아가 외식업에 대한 이해, 기업가정신, 서비스, 회계 및 재무, 세무, 인력 관리 등 보통의 30대 초반이 경험하지 못할 소중한 자산과 평생 가져갈 수 있을 나만의 컨텐츠를 얻게 해 주었다.

이는 필자에게 창업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었고 그를 기반으로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뛰쳐나와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었다. 당시의 경험과 대기업에서 배웠던 업무 프로세스, 기획력을 입혀 외식업/자영업계의 매장 공유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기업으로 말이다. 30대의 병행창업 경험이 결국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앞으로의 나를 있게 할 큰 자산이 되었다.

병행창업의 방식으로 오프라인 창업만이 아닌, 창직 또는 전문직 창업을 고려한다면 최근 다양한 영역의 재능공유 플랫폼이 존재하니 적극 활용해 보자. 재능공유 플랫폼은 본인이 가진 재능을 관련 업무 또는 일에 대해 수주를 받아 용역을 제공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이다. 디자인, IT 개발, 기획, 영업 등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일들을 자유롭게 프리랜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 레퍼런스를 통해 향후 관련 부문 창업에 대한 아웃라인을 그리며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의 방향을 설정해 나갈 수도 있는 큰 밑 거름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병행창업은 수익이 동반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꼭 수익만을 위해서가 아닌 미래의 커리어 전환의 계기 및 진로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 개념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본업이라는 튼튼한 울타리가 존재할 때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사전 창업의 의미로 접근해 보자.

/정병철 마이샵온샵 대표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