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엄마는 넷플릭스, 아버지는 리디북스에 빠지셨다

디지털콘텐츠 신흥소비세력으로 등장한 5060

1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자라면 유튜브 시장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5060 중장년계층의 시선을 잡으라는 말이 있다. 유튜브 등장 이래 확실한 구독자였던 1020 청년계층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들은 높은 채널 충성도와 상대적으로 긴 잔류시간 등의 사용패턴을 보인다. 특히 콘텐츠에 삽입된 광고를 건너뛰는 청년계층과 달리 광고노출 강도가 높다는 특징까지 덧붙는다.

올해 환갑을 맞는 김중년(가명)씨는 아내와 함께 보내는 저녁시간이 길어졌다. 저녁식사 후 아내와 나란히 앉아 시청하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이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넷플릭스 외에 음악감상 어플리케이션인 바이브와 전자책 서비스 리디북스도 정기결제를 통해 이용하고 있다.

디지털 문맹 취급을 받던 중장년계층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현대카드가 자사 사용고객의 연령별 구매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현대카드 데이터 애널리스틱스팀과 함께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의 음악·영상·도서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가맹업체 10곳의 결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 145억2,490만원이었던 결제금액이 지난해말 현재 375억6,140억원으로 약 2.6배 증가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 같은 디지털콘텐츠 소비 급증세의 견인세력이다. 디지털콘텐츠 취약계층 취급을 받는 5060 중장년 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 2017년 42억,6140만원을 기록했던 20대의 디지털콘텐츠 결제금액은 3년 후 91억2,940만원으로 약 2.1배 성장했는데 같은 기간 5060 세대의 결제금액증가율은 2.9배(14억7,230억원→43억3,000만원)으로 더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50대보다 60대의 증가율이 더 가팔랐다는 점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디지털 수용도가 높다는 통념과 다른 결과로, 50대보다 60대가 상대적으로 일자리 현장에서 이탈한 확률이 높은 결과로 풀이된다. 카테고리 별로 보면 60대는 전자책 서비스에 주머니를 활짝 열었는데 3년 간 결제금액은 21배 가량 폭발적으로 늘었다. 반면 50대는 3년 간 영상 서비스에서 10배 가량 돈을 더 썼다.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룸이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 연령대에서 디지털콘텐츠 수요 증가가 확인됐다. 여기엔 20~60대 이상 남녀 1,000명이 응답했는데 92.7%가 디지털콘텐츠에 쓰는 돈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7.4% 가량은 디지털콘텐츠에 부정적인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응답해 디지털콘텐츠의 수용도가 추세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뉴스룸은 중장년 세대가 디지털콘텐츠에 스며들고 있는 이유도 제시했다. 바로 ‘나(Me)’를 중요시하는 트렌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가 발표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전망 2019-2023’ 분석 보고서는 콘텐츠 소비자 사이에 생겨나고 있는 ‘putting the me(가장 중요한 기준은 자기자신)’ 현상이 자기주도적 콘텐츠 소비의 배경이라고 제시했다. 즉, 과거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점에 찾아보는 경향이 디지털콘텐츠 소비증가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흥미로운 조사결과는 또 있다. 10명 중 4명은 같은 분야의 디지털콘텐츠 서비스를 중복해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와 왓챠, 멜론과 벅스뮤직, 리디북스와 밀리의 서재 등 동일한 분야의 각기 다른 서비스를 동시에 쓰고 있다는 것인데 이 역시 자기주도형 디지털콘텐츠 소비 결과로 풀이된다.
/박해욱기자 spooky@lifejump.co.kr

박해욱 기자
spooky@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