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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와 양극화에 대한 이해

[라이프점프] 정현철의 톡톡 빅테크 (3)



금융 시장을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한 두차례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느껴진다. 실물경기는 부진함에도 금융시장은 활황에 버금가는 상승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주체들이 디레버리징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금리인하와 양적완화가 추가로 단행되면서 유동성이 더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나스닥 최고치 경신을 바라보며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주식시장에서 재미있는 현상이 목격되는데, 바로 나스닥과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다. 바이러스 2차 확산 우려에도 불구 나스닥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의 주가 상승이 가파르다. 하지만, 투자 현장에서는 IT나 바이오 등 일부 업종과 기업을 제외하면 오른 것도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역시 재미난 현상이다. 바이러스 사태 이후 비대면(untact, 언택트)과 바이오라는 꼬리표가 흥행 보증수표가 된 샘일까?

상승을 주도한 주식과 상대적으로 소외된 주식이 극명해지면서 투자자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양극화다. 양극화는 사전적으로, 서로 다른 계층이나 집단이 점점 더 차이를 나타내고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양극단으로 벌어지는 현상, 그래서 흔히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양극화를 대표하는 예가 된다.

경제학적으로 금리가 하락하고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국면에 양극화가 본격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물가와 금리가 오르고 돈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양극화 문제가 두드러진다. 따라서, 지금의 금리 환경(금리 인하 국면)에서 최근 주식 시장을 양극화로 단정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

필자는 양극화보다 차별화라는 단어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차별화가 진행된다


바이러스때문에 큰 변화가 찾아왔고,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빠르게 적응한 기업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렇게 보면, 최근 주식시장은 기존에 우량했거나 우위를 점했던 기업이 시가총액 격차를 더 벌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규모를 떠나 전략적 차별화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가 몰리는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규모나 자본력이 열위에 있어도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으면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반대로 잘 나가던 회사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한 순간에 도태될 수 있는 위기가 찾아왔다. 투자자 입장에서 차별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에 분주해졌고, 2030을 중심으로 주식거래를 위한 신규 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의 동학개미운동이나 미국의 로빈후드 랠리는 변화를 기회로 성과를 차별화시키려는 스마트머니의 글로벌 공통된 움직임이다.


버블을 조심하자


10여년 만에 주식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우연인지 몰라도 ‘닷컴버블’이 연상된다는 의견이 늘고 있는데, 도메인과 사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엄청난 주가 상승을 경험했던 2000년 초반을 닮은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다. 반대로 우려에도 불구하고 버블이 아니라는 주장 역시 팽팽하다. 지금 금융시장은 버블일까?

변화가 발생하면 필연적으로 걷는 과정이 있다. 먼저 차별화가 진행되고 다소 과열되면 필연적으로 과도기를 겪게 된다. 아이디어나 장밋빛 전망에 주목하는 초기와 달리, 과도기 이후에는 실적과 사업의 계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기업은 빠르게 도태된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도전한다는 발표만으로도 주가 차별화가 이뤄지지만, 실적이나 수익이 뒤쫓아오지 않을 경우 낭패보는 과도기가 찾아온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최근 나스닥 시장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업의 주가가 급상승하는 아이러니(그들의 표현으로 ‘버블’)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수의견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투자 대상 기업의 사업성에 대해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 국면이다. 투자를 지속하되 옥석을 가리는 안목과 노력이 필요한데, 은행이나 증권사의 금융전문가들의 투자 조언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양극화는 찾아온다


미국 연준은 2022년 연말까지 저금리 환경을 유지하겠다는 통화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예상대로 2022년 이후 미국과 우리나라가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정책 선회한다면, 양극화는 더욱 본격화되며 또 더욱 커질 것이다.

위기시에 더 투자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변화를 기회로 성장한 기업들과 버블로 끝낸 기업 간의 양극화가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돈 있는 투자자가 돈을 더 벌고, 투자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성과 양극화가 심해지는 국면이 올 것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 6.17 부동산 대책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투기 방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지만, 투자를 막게 되면 계층간 양극화가 더 심해져 부작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투자를 멈추지 말자


코로나바이러스 직후 증시자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정기예금이 둔화된 반면 언제든지 출금할 수 있는 요구불 예금과 MMF등으로 머니무브(Money Move)가 급격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은 기업가치를 그리고 투자자는 투자성과를 차별화시키기 좋은 상황이 찾아왔기 때문에 돈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베팅은 자제하면서 옥석가리기를 통해 투자를 지속했으면 좋겠다.

초저금리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금만 고수하면 양극화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필자가 언급하는 빅테크의 핵심은 현금비중을 줄이고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라는 것이다. 묻지마 또는 몰빵 투자를 지양해야하고, 버블에 대한 우려 역시 자산배분을 통해 해결하길 바란다.

2023년부터 국내 증권거래의 차익에 대해서도 양도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손실상계 제도다.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제도이기 때문에 반길 일이다. 예를 들어 두 개의 펀드에 투자했는데, 하나는 손실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수익이 발생했다면 세금은 어떻게 부과될까? 현재는 손실은 나몰라라되고 수익에 대해 세금이 원천징수된다. 손실상계 제도가 도입되면 투자된 두 펀드의 수익과 손실이 합산 계산되고, 전체로 수익이 발생했을 때만 세금이 부과된다. 손실상계 제도가 정착된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장기투자와 분산투자 그리고 위험자산 비중 확대로 인해 투자 성과기회가 커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부터 투자와 스터디를 시작해 계속 투자해야하는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다음 연재에서 은퇴나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4050 연령의 재테크 빅픽쳐를 공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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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자의 빅픽처가 필요한 빅테크의 시대

(2) 투자는 정책 신뢰에서 시작된다

/정현철 하나UBS자산운용 리테일영업본부 이사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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