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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상서 '함께 성장'을 외치다

[책꽂이]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부키 펴냄
산 정상에 올랐다고 끝이 아냐
인간은 성공 아닌 성장추구 존재
첫번째는 자아성취 매진했다면
두번째는 공동체 가치 지향 제안

  • 조상인 기자
  • 2020-09-10 12:58:37
인생의 정상서 '함께 성장'을 외치다

산은 삶을 보여준다. 삶은 산 타는 여정과 닮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새 자신이 올라야 하는 산을 찾아낸다. 산의 높이와 험준함은 제각각이요,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가늠한 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착시로 왜곡되기도 한다. 산을 오르는 속도도 모두 다르다. 그런데 마침내 정상에 올라 ‘야호’를 외치면 동화 속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맞을 수 있을까? 아니다. 그 산이 전부가 아니다.

‘두 번째 산’이 있다고, 저명 칼럼니스트인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는 말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인간의 품격’을 통해 인간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삶은 뒤틀린 자아와 싸워가며 더 나은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말했던 그가 “기쁨을 온몸으로 발산”하고 “내면의 빛으로 환히 빛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분석해 이른 결론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예를 들어보자. 젊은 시절 링컨은 남들과 마찬가지로 명예와 권력을 추구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욕심은 강렬했지만 당장 연방군(북군)을 지키는 문제가 더욱 위중했다. 1861년 11월, 링컨은 연방군 총사령관직을 맡아 남군을 더 강하게 밀어붙여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조지 매크랠런 장군을 찾아갔다. 대통령이, 국무장관과 보좌관을 대동해 찾아갔는데 하필 매크랠런은 집에 없었다. 1시간 뒤 매크랠런이 귀가했고 30분을 더 기다렸건만, “쉬고 싶다”며 다음에 오라는 얘기를 전달받았다. 대통령에 대한 무례함에 보좌관이 발끈했지만 링컨은 화내지 않았다. “오늘은 예의나 개인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 그에게 자신의 자존심이나 평판은 중요치 않았고, 대의를 향한 목적이 삶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링컨같은 이들의 삶에는 ‘두 개의 산’이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첫 번째 산은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재능을 연마하는 등의 특정한 인생 과업을 수행하며 도달하는 산이다. 이 첫 번째 산에 오르는 동안 사람들은 ‘평판 관리’에 신경 쓰고 점수를 기록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자신을 자기의 참모습이라고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첫 번째 산은 각자가 속한 문화권의 통상적 목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상에 오르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게 바라던 전부였던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남은 여정이 있음을 자각한다. 혹은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호된 실패와 시련으로 나가떨어지거나, 예기치 않게 옆길로 빠져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실망과 고통을 안고 계곡으로 굴러떨어진다. 산은 정상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계곡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는다. 빛을 보여주는 것은 어둠이다. 계곡에 떨어진 고통의 시기는 “그 사람의 깊은 내면을 드러내며, 자신이 생각하던 모습이 사실은 진정한 자기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 준다”고 저자가 속삭인다. 두 번째 산을 향한 여정은 여기서 시작된다.

첫 번째 산에서 자신을 위해 전력질주 하던 사람이 두 번째 산을 오를 때는 주변을 보기 시작한다. 계곡에 떨어지고 나면 명성이나 성공 같은 이상적 자아에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고통 속에서 스스로를 다진 이들은 “진정으로 바랄 가치가 있는 것들을 자기가 바라기를 원하고” ‘도덕적 대의’와 ‘공동체를 위한 가치’를 추구한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보다는 다른 이들을 위해 다리를 놓아주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책은 고통의 시대에 ‘함께 살기’의 가치를 일깨운다.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두 번째 산’을 이야기하고, 아울러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공동체에 대한 가치관을 설파한다. 첫 번째 산이 개인주의였다면 두 번째 산은 관계주의를 지향한다는 결론이다.

부제는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이야기다’인데, 원문 부제는 ‘The Quest for a Moral Life’. 번역하면 ‘도덕적인 삶을 위한 탐구’다. 과연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소명과 헌신을 요청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당키나 할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이 책이 주장하는 ‘두 번째 산’의 가치와 저자의 주장이 ‘설교’나 ‘최면’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이상적’이라는 뜻이지만, 코로나19로 격리·단절이 일상인 상황에서 ‘공동체’와 ‘함께’에 대한 갈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만2,000원.
/조상인기자 ccsi@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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