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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원짜리 분식 팔려고 배달까지"…지방 대학가의 절규

['코로나 직격탄' 맞은 지역대학 상가 가보니]
가을학기 시작 두달이나 지났지만 비대면 강의 영향 유동인구 급감
전남 등 대학가 폐업점포 속출…'종강 특수'도 기대 어려워 한숨만

  • 김선덕 기자
  • 2020-11-12 12:10:21
'4000원짜리 분식 팔려고 배달까지'…지방 대학가의 절규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로 전남대 후문 맞은편 상가 골목이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김선덕기자

“4,000원짜리 분식을 파는데 장사가 안 돼 배달대행 서비스까지 시작했어요. 중간고사 기간에 손님 때문에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걱정입니다.”

지난 11일 낮 12시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로 전남대 후문 상가거리에서 분식집을 하는 김모(65) 사장은 “예전 같으면 하루 400~500인분을 팔았을텐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하루 손님이 50명이 채 안될 때가 많다”면서 “떨어진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2주 전부터 배달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광주에서 젊은층이 즐겨 찾는 전남대후문 맞은편은 200여명의 상가번영회원이 활동할 정도로 번화가다. 웬만한 식당의 경우 점심시간에는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려야 했지만 최근에는 인적이 드물다. 중간고사를 끝낸 학생들이 간혹 눈에 띄었지만 분식집 안 테이블은 절반이 넘게 비어있었다.

이달 들어 생활속거리두기 1단계로 접어들면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요 대학들이 온·오프라인 혼합방식의 수업을 병행하고, 그동안 문을 닫았던 도서관도 부분적으로 개방했지만 여전히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천모(49)씨는 “여름방학 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으로 해외로 나가지 못해 여권사진을 찍은 지도 오래됐다”며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명사진을 찍으러 오는 학생도 요즘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도 상황이 비슷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지난 여름보다는 유동인구가 많아졌다지만 지역 대학가 중 번화가로 꼽히는 경성대·부경대 앞은 폐업한 점포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1층에 자리한 20㎡ 규모 점포의 월 임대료가 140만원정도이다보니 미용실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곳을 제외하고 식당이나 술집 등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버거워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경성대와 부경대 사이의 한 상가 1층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박주영(47)씨는 “소규모 매장들은 그나마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규모가 큰 점포들은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 주변 상권들도 휘청거리고 있다. 가을학기가 시작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캠퍼스 분위기는 여전히 적막하다. 수업은 개강했으나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어서 아직 지방에서 올라오지 않은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대학 인근에서 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은 “지난해 하루 매출이 100만원이 넘었는데 요즘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장사를 접을지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수원 대학가 주변 상인들도 언제까지 버틸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당구장을 운영하는 이모 사장은 “낮 시간에 매출을 올려주던 대학생들이 발길을 끊은지 오래”라며 “저녁에 퇴근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월세내기도 빠듯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인하대 후문에서 문구점을 30년 간 운영한 최성일(53) 사장도 “코로나 초기 매출이 평상시 대비 60~70% 줄었는데 현재는 85%까지 떨어졌다”면서 “최근 들어 학생들이 조금씩 등교하고 있지만 완전한 대면 수업이 아니어서 지금도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학 후문에서 국밥집을 2년째 운영하고 있는 문규태(40) 사장은 “초기에 손님이 절반으로 줄기도 했지만 가장 심했던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상황 때는 학생이 없어 가게 문을 닫은 적도 있다”며 “매출이 평상시에 비해 20%에 불과하지만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버티는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오프라인 수업이 점차 늘고는 있지만 비대면 강의가 안착하면서 유동인구가 감소한 상황에서 ‘종강 특수’도 기대할 수 없는 대학가 상인들의 시름은 올 겨울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된 지 1달여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명 이상 꾸준히 발생하면서 1.5단계로 격상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13일부터는 실내와 밀집된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위반당사자에게는 10만원 이하, 시설 관리 운영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광주=김선덕기자 sdkim@·전국종합

김선덕 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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