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피플

미국인과 한국인의 주식투자 목적은 다르다?

1세대 노후설계 전문가 강창희 트러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가 말하는 주식투자의 목적
노후준비 위해 투자하는 미국인, 눈앞의 수익률 좇는 한국인
73세에도 현직을 유지하는 비결 …박현주 회장 찾아가 '창직'

  • 정혜선 기자 doer0125@lifejump.co.kr
  • 2021-03-16 09:37:28
미국인과 한국인의 주식투자 목적은 다르다?
1세대 노후설계 전문가 강창희 트러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를 만나 주식투자와 노후 준비에 대해 물었다./사진=정혜선

지난 3월 8일 여의도 사무실에 만난 강창희 트로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2030 젊은 세대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시작한 것은 무척 고무적이지만 투자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분이 누군가. 1973년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에서 일을 시작해 무려 48년간 증권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분이 아닌가. 주식 투자 좀 한다는 사람 중에 이분 이름을 한 번이라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강 대표의 시선에 문제점이 보였던 모양이다.



강 대표가 우려하는 것은 높은 회전율이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주식을 얼마나 샀다 팔았다를 했는지 나타내는 척도인데,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남성의 주식 회전율은 무려 6,832%다. 30대는 이보다 조금 적은 5,223%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주식을 사고 판셈이다. 강 대표는 “보통 1년에 회전율이 10~20%에 불과한 펀드와 비교할 경우 현저하게 높은 회전율”이라며 크게 걱정했다. 빈번한 주식 투자가 문제인 이유는 주식 투자에 신경 쓰느라 자칫 자기 일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일을 잘해서 성공하는 것도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이며, 금융자산을 늘릴 수 있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했다. 주식투자를 반복적으로 한다고 해서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도 아니며, 이로 인해 일에서 실패한다면 노후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2030세대들에게는 올바른 투자로 노후준비를, 이미 은퇴한 6070세대들에게는 은퇴 후 삶에 대해 조언한 강창희 대표를 만나보자.



- 너무 오랜만이다. 잘 지내셨나.


“네네(웃음)”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저는 1973년 증권거래소에 입사해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21년을 근무했다. 이후 현대투신운용, 굿모닝투신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그곳에 있는 동안 투자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미래에셋증권 투자교육연구소에서 9년간 대표로 활동했다. 지금은 1인 연구소인 미래와금융 연구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의 대표로서 노후준비와 은퇴설계와 관련된 강연도 꾸준히 하고 있다.”



- 대표님은 은퇴 후 인생 2막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듯하다. 요즘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요즘 활동에 대해 물어봐서 말인데, 내가 이 인터뷰에서 할 이야기가 많다. 48년 동안 증권업계에 있으면서 주식시장의 오르내림을 많이 경험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요즘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투자자들이 조급증에 빠져 있는 듯하다. 매우 위험한 투자 자세라, 그 어느 때보다 투자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원칙의 필요성을 전파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 투자의 대가라고 불리는 이들이 말하는 투자원칙이 다양하다. 대표님이 말하는 투자원칙은 무엇인가.


“투자에는 두 가지 리스크가 있다. 하나는 마켓 리스크다. 아무리 내가 좋은 주식을 가지고 있어도 코로나19처럼 불가항력적인 악재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좋은 주식도 버티지 못하고 빠질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개별종목 리스크다. 주식시장의 흐름이 좋더라도 기업의 실적이나 영업환경 등에 따라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주가가 빠질 수 있다. 이 두 개의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서 장기투자와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 분산투자는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나.


“자산의 분산과 시간의 분산이 모두 필요하다. 일단 한 기업에만 투자하지 않고, 펀드도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 등으로 위험을 분산해 투자해야 하며, 적립식 투자로 시간도 분산해야 한다.”



- 2030세대들의 투자 방법이 문제인 이유는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가.


“일단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게 문제다. 대출받아서 투자한다면 장기투자를 할 수 없을 것이고 매달 내는 이자가 있으니 그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려 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식을 주식 회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20대 남성이 1년에 68번을 주식을 샀다 팔았더라. 1년이 52주인 것을 고려하면 1주일에 두 번 정도 샀다 팔았다 한 셈이다.”



- 현재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회전율이 높은 것을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다.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 피델리티가 판매한 마젤란펀드가 있다. 이 펀드는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린치가 운용해 13년간 2700%의 수익률을 올렸다. 연평균 29%의 성과를 낸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작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절반 정도가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연평균 29%의 수익률을 낸 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보기도 쉽지 않을 거다. 손실을 본 이유는 지금 국내 투자자들처럼 타이밍을 보고 상승세에 들어갔다가 급락할 때 깜짝 놀라 펀드를 환매했기 때문이다.”



- 젊은 세대들이 주식투자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도 문제일 듯하다.


“맞다. 그 부분도 큰 문제다. 일이라는 금융자산을 잘 운용해 월급이 증가하고 보너스를 받고 나중에 퇴직금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적자산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지금 주식 투자에 너무 집중돼 있어 일의 중요성의 잊고 있는 듯하다. 48년 동안 주식시장에 있으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봤는데, 주식 투자에 목을 매다 투자와 일 모두 실패한 경우를 많이 봤다. 지금 젊은 세대들의 그 길로 가는 게 아닐까 매우 염려된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주식투자 목적은 다르다?
강창희 대표는 2030세대들이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은 무척 고무적이지만, 거기에만 몰입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신에 대한 투자를 통한 일적인 성공 역시 금융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데, 주식 투자로 인해 일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사진=정혜선



- 아무래도 저금리 시대다 보니 목돈 마련을 위해선 투자를 전혀 안 할 수는 없다.


“저금리시대라 투자가 필수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다만 투자 목적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적합한 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 언론사의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데, 그 기자 말이 몇 년 전 친구와 똑같이 3,000만원이 있었는데, 친구는 그 3,000만원으로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구매했다고 하더라. 몇 년이 지난 지금 아파트 시세가 껑충 뛰어 그 친구는 돈을 벌었는데, 본인은 3,000만원 그대로 가지고 있다며 이러다 벼락 거지가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하더라. 지금 투자하고 있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심리로 투자를 하고 있을 거다. 그러다보니 투자 조급증에 빠지게 된다.”



- 투자 목적은 투자자마다 다르다고 보면 되는가.


“단기적인 투자 목적이야 다르겠지만, 장기적인 투자 목적은 같지 않을까. 우리나라나 일본의 투자자들에게 투자 이유를 물어보면 돈을 벌기 위함이 가장 큰 목적이다. 반면 미국은 응답자의 60%는 노후준비를 이유로 든다. 우리나라도 투자의 장기적인 목적은 노후준비로 같을 것이며, 같아야 한다. 이를 위해 2030세대가 할 일은 퇴직연금DC형을 운용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DC형 자금의 80%가 원금보장형상품에 들어가 있다. 이 돈을 운용하면 되는데, 이 돈은 가만히 놔두고 대출받아 주식 투자를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 얼마전 인터뷰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도 직접투자보다는 연금저축펀드를 통한 투자를 권하더라.


“일맥상통한 이야긴데, 퇴직연금이야말로 투자원칙을 지키면서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품이다. 미국에서 자라 투자 교육을 받은 친구들은 입사할 회사를 선택할 때 퇴직연금제도가 있는지부터 체크한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도 퇴직연금을 운용하며 투자 공부를 하고 여기서 얻은 지식을 가지고 소액으로 직접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투자해야 한다.”



- 일반적으로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다 보니 퇴직연금으로는 기대 만큼의 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


“미국은 퇴직연금 백만장자들이 많다. 우리나라도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예를 들어 연봉이 6,000만원이라면, 회사에서 1년에 한 달 월급 정도인 500만원가량을 퇴직연금에 넣어주게 된다. 500만원씩 30년을 납입하고, 1%의 수익률로 운용이 됐다고 하면 평가액이 1억7,700만원 정도다. 수익률이 4%일 때는 3억5,000만원으로 올라간다. 만약 추가 납입해 매년 1,000만원 정도를 퇴직연금계좌에 넣었고 수익률이 4% 이상이라면 평가액이 10억원도 될 수 있다. 노후 준비는 이렇게 하는거다.”



- 은퇴 선배로서 은퇴 후 가장 힘든게 무엇인가.


“은퇴 후 가장 힘든 점은 사람마다 다른 듯하다. 나이가 들어서 몸이 아팠던 사람은 건강이고, 돈으로 고생한 사람은 돈 이야기를 하더라.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은퇴 후 갈 곳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미치겠다고 하더라. 나도 미래에셋퇴직연금 연구소장을 그만두면서 미래와금융 연구포럼이라는 1인 연구소를 설립해 지금 이 사무실을 얻었는데, 지난해만큼 이 사무실이 고마웠던 적이 없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주식투자 목적은 다르다?
2019년 국내 50대 가구 보유자산을 살펴보면 순자산 3억 9700만원 중 3억3800만원이 부동산이다. 5900만원으로 은퇴 후 30년을 생활해야 하는 게 은퇴자들의 현실이다./이미지=통계청



- 지금 은퇴한 분들 중 노후자금 준비가 완벽하게 된 경우는 드문 것 같다.


“통계로 봤을 때 은퇴 후 가장 큰 고민이 노후자금이다. 2019년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 가구의 보유자산이 평균 4억9,000만원이라고 하더라. 이중 9,300만원이 빚이다. 순자산이 3억9,700만원이다. 이 돈이면 노후에 먹고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3억3,800만원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 유동 가능한 금융자산은 5,900만원밖에 안되는 것이다. 6000만원을 가지고 어떻게 30년을 사나. 그렇다 보니 주식에 투자해서 노후자금을 마련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노후자금이 부족하다면 부동산 모기지론을 이용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해 일부를 노후자금으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지 않나.


“집이 노후자금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에는 회의적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많이 비교하는데, 지인이 동경에 28평짜리 아파트에 산다. 1984년에 우리나라 돈으로 1억2,000만원을 주고 샀는데, 그 집이 3억원까지 올랐다고 하더라. 그런데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지금 그 집이 3,000만원에도 안팔린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도 앞으로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 어쩌면 그 시기가 일본이 겪은 기간보다 더 빨리 올 수 있으나 정확히 언젠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집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분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면.


“노후 준비에 대해 많이 물어보는데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노후준비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자꾸 해결책을 달라고 한다. 한 번은 강연이 끝나고 중년 한 분이 찾아와 퇴직금으로 2억원을 받았는데, 이 돈을 주식에 투자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없느냐고 묻더라. 정말 답답했다. 그래서 2030세대들에게 노후준비를 하라는 거다. 그때 안했다면 40대에라도 시작해야 한다.”



- 60세까지 일하는 직장인이 전체의 8%밖에 안된다고 하더라. 충격이다. 그런데도 4050세대들에게 노후준비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듯하다.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30년쯤 후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다. 지금이라도 시작하고 하면 엄두가 안 난다고 하고, 10만원씩 적립식투자로 시작하라고 하면 또 성에 안차한다.”



- 불행히도 현재 은퇴 한 6070세대들은 노후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안된 경우가 많다. 중년들의 노후자금과 노후 일자리에 대한 해결이 시급할 듯한데 어떤가.


“청년실업이 넘쳐나는 이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을 은퇴자들이 하는 게 제일 좋다. 그게 무엇인지는 젊을 때부터 미리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다시 말해 ‘창직’을 해야 한다. 저 역시 창직을 해 지금까지 하고 있다. 굿모닝투신운용이 외국계회사에 팔리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때가 베이비부머세대가 은퇴하면서 은퇴설계에 대한 관심이 막 높아지던 때다. 투자교육연구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에게 연구소 설립에 대한 제안서를 냈고, 미래를 내다본 박현주 회장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업계 최초로 미래에셋이 투자연구소를 만들어 은퇴와 노후에 대한 연구와 강연을 시작했다. 제가 그곳의 대표를 9년간 맡았다. 물론 모든 직장인이 창직을 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 인생 후반을 잘 살려면 마음가짐 역시 중요할 듯하다.


“그렇다. 후반 인생은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시기다. 내가 지금 가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쓸모있는 인간은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일수록 퇴직 후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을 힘들어 하는데 생각을 바꿔야 한다. 퇴직 후 일자리는 처음부터 폼 나면서 돈도 벌수 있는 게 없다.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고,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는데, 오래하다보니 폼이 날수 있다.”


/정혜선 기자 doer0125@lifejump.co.kr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