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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경력단절여성은 숨은 인재, 환경적 제약에 주저앉게 해선 안돼”

김미진 위커넥트 대표, 위커넥트 창업 전 위즈돔에서 공동대표로 근무
여성 리더가 부족한 사회 구조적 문제의 원인을 경력단절여성에서 찾아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돕기 위해 위커넥트 설립

  • 정혜선 기자
  • 2021-07-20 15:06:43



“경력단절여성은 숨은 인재, 환경적 제약에 주저앉게 해선 안돼”
김미진 위커넥트 대표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위커넥트를 설립했다./사진= 정혜선

김미진 씨는 지난 2011년 2월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었다. 그는 일의 특성상 사람을 만나 비즈니스를 해야 했는데, 그때마다 이상함을 느꼈다. 일의 결정권을 가진 고위 간부가 대부분 남성들이었던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성들이 많은데, 그 일 잘하는 여성들이 리더가 되지 못하고 특정 나이가 되면 사라졌다. 결혼과 출산, 육아가 그 이유였다.


김 씨는 이 문제를 들여다보다 여성들이 일을 하고 싶으나, 일을 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직접 나섰다. 경력보유여성의 경제활동과 역량강화를 돕는 채용 플랫폼인 위커넥트를 창업한 것. 위커넥트는 일반 채용플랫폼과 달리 경력을 보유한 여성들의 재취업만을 돕는다. 재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는 3개월 동안 사후관리를 통해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위커넥트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위킹맘들은 하나같이 풀타임근무를 하기 어려운 환경을 이해해주고 이에 맞는 기업을 연결해준 위커넥트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경력단절여성들의 마음을 제일 잘 알아준다는 위커넥트의 김미진 대표를 라이프점프가 만났다.



-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위커넥트의 대표인 김미진이다. 위커넥트는 2018년에 설립됐다.”



-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위커넥트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경력 공백이 있는 여성이 기존 경력을 활용해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해결하지 못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경력단절여성들은 육아를 해야 하는 등의 환경적 여건상 오전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전일제 근무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연한 근무 조건을 가진 회사와 경력을 보유한 여성을 연결해준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 경력단절여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뛰어든 모습이 진취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위커넥트를 창업하기 이전의 삶이 궁금하다.


“우선 학교를 다녔다(웃음). 2011년 2월 대학교를 졸업하고, 요즘 젊은이들이 그렇듯 다양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창업하기 바로 직전에는 위즈돔에서 일했다. 위즈돔은 지혜를 말하는 ‘위즈덤’에 돔형태를 의미하는 ‘돔’을 합친 합성어다. 위즈돔하고의 인연은 특별하다. 유저(사용자)로 시작해 직원이 됐고, 마지막에는 공동대표로 일했다.”



- 유저였다가 직원이 됐다니, 그 회사의 서비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나 보다.


“개인 각자가 가진 경험이나 지식이 다양한데, 위즈돔은 그것을 이용하는 비즈니스를 했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1년 정도 다녀올 계획이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장기 여행과 관련해 책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해당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가장 빠른 길은 이미 장기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위즈돔은 이렇게 필요한 정보의 경험이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 위즈돔이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만해도 모임 플랫폼이나 지식 플랫폼 등이 없어 위즈돔을 사용하는 유저가 많았다. 나 역시 그런 유저들 중 한 명이었고, 그러다 직원으로 3년 정도 일했고, 마지막 2년은 공동대표를 지냈다.”



- 위커넥트의 창업 아이디어는 공동대표로 일하다 떠오른 건가.


“공동대표로 일하면서 사업 관계자를 만나 비즈니스 할 일이 많았다. 그때마다 결정권이 있는 자리엔 항상 남성분들이 있었다. 30대 초반인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능력이 있는 여성이 많은데, 이 여성들이 어느 순간 사라지더라. ‘왜일까’란 의문을 품고 살펴보니 결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경력단절이 문제였다.”



-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나.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찾아낸 셈이다. 주변에 경력이 단절된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일을 그만뒀다’고 말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하더라. 경력을 보유한 여성이 일 할 수 없도록 만든 환경은 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됐다. 이 문제는 조직이 여성 임원을 두지 않는 것과 연결된다.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싶어도 능력 있는 여성 인력풀이 없는 거다. 더 많은 여성이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하려면 휴직 후 쉽고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이 났다. 그게 유연 근무다.”




“경력단절여성은 숨은 인재, 환경적 제약에 주저앉게 해선 안돼”
김미진 대표는 70세까지 일해야 하는 요즘 커리어도 재테크처럼 쌓아 가야 한다고 했다./이미지=위커넥트


- 유연근무제의 필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유연근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 듯하다. 어떤가.


“유연 근무는 한마디로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자유와 함께 책임도 주어진다는 점이다. 유연 근무를 통해 일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해낼 것인가는 직원과 회사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한다. 지난해 MZ세대의 아빠, 엄마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2018년에도 똑같은 설문 조사를 했었는데, 그땐 1위가 유연근무였다면, 최근에 한 조사에서는 조직문화가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이제 구직자들이 재취업을 할 때, 유연 근무 여부보다는 기업의 조직문화가 어떤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기업에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도 마음 놓고 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유연 근무를 조건으로 재취업을 한다니 가능한 일인가.


“당연히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한 게 소셜벤처나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에서 항상 어려워하는 게 좋은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다. 경력 채용을 하려다 적합한 인력이 없어 결국 신입을 채용하는 게 스타트업이다. 경력을 보유한 경력단절여성은 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이 둘이 충분히 서로 조율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 그럼 위커넥트를 이용해 채용하려는 파트너 기업들은 다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나.


“사실 선택이다. 무조건 유연 근무를 포함해야 채용 공고를 올리 수 있는 게 아니다. 채용 의뢰가 오면 보내 준 채요공고에 대해 심사를 하게 된다. 심사라는 게 오타는 없는지, 사진은 잘리지 않았는지 등 살펴보는 건데, 그때 유연 근무나 탄력근무에 대한 의사를 묻는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파트너사의 경우엔 미팅하면서 함께 고민한다.”



- 보통 채용이 성사되는 데 얼마나 걸리나.


“회사가 위커넥트에 채용을 의뢰하고, 회사와 미팅 후 회원 공고를 올려 면접 과정을 진행 후 최종 입사까지 대략 1.5개월에서 2개월 정도 걸린다. 코로나19 이후 구인, 구직 모두 안전을 지향하면서 소요 기간이 더 길어졌다.”



- 경력단절여성의 채용을 도우면서 그들을 가장 많이 접했는데, 요즘 경력단절여성의 특징이 있다면.


“미디어에서 아이가 아프면 힘들어하고 일에 소홀한 경력단절여성의 모습이 많이 그려지다 보니 이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듯하다. 요즘의 경력단절여성은 밀레니얼세대로, 남성과 똑같이 교육받고 자라다 사회에 진출해 직장에 다니면서 차별을 경험하게 된 이른바 ‘김지영 세대’다. 이들은 커리어에 대한 욕망이 굉장히 높은 게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일터로 다시 복귀했을 때, 미디어에서 그려진 것처럼 아등바등하지 않고 굉장히 성숙하고 현명하게 대처한다. 저희 파트너 기업들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마디로 경력단절여성은 숨은 인재다. 실제로 아이를 낳고 일하는 기혼여성일수록 조직에 대한 몰입도가 기혼남성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위커넥트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돕는다는 거 자체가 기존 일자리 매칭 플랫폼과 차별화된점있지만, 이밖에도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창업할 당시 유사한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 로켓펀치 등이 있었다. 위커텍트가 이들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와 경력단절여성이라는 두 고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할 때 이 두 고객의 숨은 원석을 발굴하는 게 우선이었다. 특히 구직자들의 숨은 강점을 어떻게 찾아낼 지가 고민이었다. 그래서 저희 채용팀은 구직자들과 전화인터뷰를 하고, 채용사들과도 끊임없이 연락한다. 그렇게 해서 가장 적합한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 보다 많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도우려면 위커넥트의 플랫폼이 안정화되는 것도 중요할 듯하다.


“사실 플랫폼이 잘되려면 많은 부분이 자동화돼야 한다. 지금 위커넥트가 하는 방식이 규모를 빠르게 키워나가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방식을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한다. 경력보유여성이 취업해 회사에 가 일을 더 잘해준다면 이분들이 앰버서더가 돼 위커넥트를 홍보해준다고 생각한다.”



- 경력보유여성의 재취업은 다른 취업자들과 조금 다를 것 같다. 이들이 재취업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게 있다면.


“너무 많다. 그래서 전화 인터뷰하거나 상담할 때 잔소리를 많이 한다(웃음). 일단 경력단절여성들은 본인의 조건에 완벽하게 맞는 회사를 찾는다. 안타깝게도 그런 회사가 잘 없다. 문제는 조건에 맞는 회사를 찾게 되더라도 취업을 주저한다.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력단절여성은 완벽함의 기준이 너무 높다.”



- 그런 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나.


“내려 놓으면 길은 넓어진다고 말해준다. 지금 이 회사가 마지막 회사는 아니니, 여기서 100을 얻으려 하지 말고, 60을 얻고 40을 채워 성장해 나가라고 한다. 최소 70세까지 일 해야 한다면 커리어도 재테크하듯 쌓아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재취업에 성공한 경력단절여성의 문제는 무엇인가.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하다 보니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려 한다. 그 조급함이 입사 후 3개월 안에 찾아온다. 자신의 가치를 단기간에 입증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경력단절여성들은 ‘역시 난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주저앉는다. 사실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래서 저희는 3개월간 사후관리를 해준다. 위커넥트를 통해 입사한 분들은 이 시기를 저희와 함께 겪어내면서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잘 안다. 이 시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멈춰버리면 극복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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