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 흑호(黑虎)의 해,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가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0주년을 기념해 <직장맘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3>으로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의 활동소개와 직장맘의 다양한 목소리, 일하는 여성의 삶을 기고를 통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지난 1908년 3월 8일 섬유공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날 2만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투표권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행진을 하였고 이후 UN에서 세계여성의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게 되었습니다.
114년 전 생존권인 ‘빵’과 참정권인 ‘장미’를 외쳤던 여성들의 절박한 목소리는 2022년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울리고 있습니다.
2022년 ‘빵’과 ‘장미’
3월 8일이 ‘여성의 날’이니 이런 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눈치 보면 시작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요즘은 모든 사업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를 앞세우면 안된다고 합니다. ‘성평등’, ‘페미니스트’ 이런 말을 하면 공격받고 갈등이 증폭되니 자제해 달랍니다. ‘성평등’을 꺼내는 순간, 타깃(?) 대상이 된다는 현실도 참으로 서글픕니다. 특정 계층의 일방적 희생으로 살아가는 사회는 양극화와 저출생, 불균형사회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인류가 보여준 역사입니다.
불평등한 사회는 갈등의 사회이고 그런 사회가 결코 잘 살거나 행복할 수가 없다는 것은 상식이고 진리입니다. 우리 사회는 치열했던 80년대 독재에 항거한 민주화를 거친 후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했음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성장 속에 차별을 없애고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또 한 단계의 민주주의 사회를 이루어내는 것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성평등은 ‘여성’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외면당하고 왜곡되었던 ‘여성’을 제대로 인정하고 존중할 것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숫자가 말한다.”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어렵고 힘겨운 시기를 보냈지만, 유독 직장맘에게 더욱 가혹했습니다. ‘2020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자녀특성별 여성의 고용지표’(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 기준 자녀가 있는 여성 취업자는 267만2,000명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5만 6,000명(5.5%)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의 고용률은 자녀 수가 많을수록, 자녀가 어릴수록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비대면 원격수업으로 인한 돌봄 부담 증가가 여성 고용률과 취업시간 감소로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득도 임금노동자가 28.7% 월평균 소득이 감소하였고, 여성22.2%, 남성 18.9%로 여성이 더 근로소득 충격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의 1년 평균 상담이 1만 건 정도 됩니다. 사실 이것도 상당히 많은 상담 건수 인데 코로나시기에는 상담이 급증하여 1만2,000~1만5,000건까지 증가하였고 특히 동부권센터 상담분석을 보면 ‘부당해고’ 관련 상담은 지난2020년 1월 기준 7건이었으나, 7월부터 급증하여 12월에는 63건으로 1월 대비 900% 증가하였습니다.
숫자가 말해줍니다.
성별 임금 격차가 32.5%로 OECD 최하위입니다. 통계의 허점이 있다고 해도 여전히 명확하게 우리 사회에 여성이, 직장맘이 차별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임신·출산·육아로 여성들은 직장에서 해고되고 불이익을 받습니다.
법은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임신 및 출산이 예고된 여성은 해고 1순위입니다. 아니 아예 채용에서 제외됩니다. 여전히 육아와 가사는 여성의 몫이고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불이익이 당연한 사회가 ‘여성’이 더 대우받는 사회인가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114년 여성들의 ‘빵’과 ‘장미’의 외침이 2022년 여전히 유효한 이유입니다. ‘성평등’은 성별대결이 아니라 ‘존중’과 ‘공존’을 통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열쇠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열쇠를 돌려 문을 열줄 아는, ‘용기’입니다.
※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는…
서울시성평등조례 45조에 근거 <여성의 노동권 및 모성권리를 보호·지원함으로써 여성의 경력단절예방 및 일·생활균형 문화조성>을 위해 2012년 4월 서울시가 최초로 설립한 기관입니다. 지난 2019년 권역밀착지원 강화를 위해 동부권, 서남권, 서북권 3개 센터로 확대되었고 직장맘들의 직장 내 고충, 가족 고충, 개인 고충을 노무사가 상주하여 상담과 법률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 참여프로그램, 커뮤니티,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직장맘·대디의 모·부성보호지원과 일·생활균형 사회문화조성을 위한 전문기관입니다.
- 김지희 기자
- doer01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