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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의혁 매크로액트 대표 "공장 로봇에 AI학습, 사람과 협업엔 필수죠”

가상공간서 작업환경·임무 학습

중력 계산 등 물리법칙도 적용

하반기 출시 앞두고 기술검증 중

안면 인식 '마이캣' CES 혁신상

강의혁 매크로액트 대표가 경기 성남 판교 기업지원허브 내 사무실에서 로봇 학습용 ‘마이다이내믹스’와 고양이 로봇 ‘마이캣’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매크로액트


“공장에서 한 가지 동작만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이 이제는 생산 라인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며 긴급 투입 작업도 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같은 공간의 근로자 안전도 지키면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협동 로봇을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로봇 솔루션 스타트업 매크로액트의 강의혁(47) 대표는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로봇 학습 소프트웨어(SW)로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매크로액트가 개발한 ‘마이다이내믹스’는 로봇이 환경·작업을 익히고 스스로 제어하도록 만드는 ‘시뮬레이터’ 기능을 갖고 있다. 사람의 계산에 의존하는 기존 시뮬레이터와 달리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효율적인 동선·동작을 찾아내고 공장 라인 투입에 필요한 개발 과정을 단축한다. 마이다이내믹스의 개발 과정은 작업할 부품·환경 등을 설정(정의)하고 학습시킨 후 주입(배포)하는 3단계를 거친다. 기존 SW들의 관측, 상태 판단, 역학 예측, 동작 계획, 동작 제어, 배포의 6단계를 절반으로 줄였다. 강 대표는 “보통 컨베이어 벨트 교체 등 환경 변화에 맞게 로봇 동작을 변환하는 데만 8개월 이상 걸린다”며 “한 단계에서 어긋나면 처음 단계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기존 방식은 생산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가상공간의 AI 강화 학습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 가상공간에서 작업 부품 교체 등 환경 및 계산 오류 등을 수정하고 실제와 같은 중력 계산 등 물리법칙도 적용해 로봇에 학습시키는 것이다. 그는 “이 시뮬레이터로 개발 과정의 시간·비용을 절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다”며 “하반기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SW(SaaS) 형태로 제공하면 기업들이 손쉽게 공장 로봇 라인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크로액트는 현재 LG전자 일부 공장에서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다. 로봇에만 그치지 않고 아예 생산 라인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솔루션 ‘마이팩토리’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시뮬레이션 기술이 고도화되면 라인에 센서를 따로 달지 않아도 부품 교체 시기 등을 미리 예측하고 설비 정지 같은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며 “다만 국내 기업들이 외국산 SW에 많이 의존하는 탓에 시장이 커지지 않은 게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AI 학습 기술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사족 보행 고양이 로봇 ‘마이캣’도 만들었다. 학습 모델이 주입된 마이캣은 안면 인식 기술로 주인을 알아보고 반응·교감하는 소셜 로봇이다. 이 기술로 매크로액트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혁신상을 수상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의 호평도 받았다. 그는 “기술력 입증을 위해 학습 과정을 반려로봇에도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며 “앞으로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기술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대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강 대표는 독일 산업용 로봇 업체 쿠카 등 국내외 기업에서 15년간 근무했다. 해외 선도 기업에서도 로봇 라인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보고 직접 솔루션 개발에 나선 그는 귀국 후 2019년 매크로액트를 세웠다. 매크로액트는 솔루션 기술로 특허 1건을 등록했고 올 3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주도 투자 프로그램 ‘팁스’에 선정됐다.

강 대표는 연내 공장 다섯 군데 이상에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내년에는 ‘마이팩토리’도 출시하기로 했다. 그는 “기업들이 현재 도입 중인 협동 로봇에 이어 환경에 적응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적응형 로봇’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며 “산업용 로봇 선도 기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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