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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해 업이 된 스윙댄스···10만 명이 시청 광장에 모여 춤출날 기다려

■ 성효진 딴따라댄스홀 총연출가

이십대 중반에 스위댄스 시작…어느덧 14년차

취미로 시작해 강사, 연출가, 기획가로 활동

오는 7월 나이 제한 없이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 열어

사진=정혜선


영화 ‘라라랜드’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여주인공 엠마 스톤이 남주인공 라이언 고슬링과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장면이다. 영화 포스터에도 실린 이 장면에서 남녀주인공이 함께 추는 춤이 바로 ‘스윙댄스’다. 오늘은 이 스윙댄스로 누구보다 빨리 인생 두 번째 직업을 찾은 성효진 딴따라댄스홀 총연출가를 소개하려 한다.

스윙댄스라는 말은 종종 들어 귀에 익지만, 어떤 춤인지 모를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1930년부터 1940년 말까지 미국에서 유행하던 스위재즈를 기반으로 하는 댄스를 말한다. 성 연출가가 이 스윙댄스에 빠지게 된 건 약 14년 전이다. 우연한 계기로 딴따라댄스홀을 알게 돼 스윙댄스를 접하게 됐고, 이후 강사를 거쳐 이젠 연출가가 됐다. 지난해부턴 회사를 그만두고 딴따라댄스홀에만 전념하고 있다. “춤과 함께 해 누구보다 찬란한 청춘을 보냈다”는 성효진 연출가의 춤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성효진이라고 한다. 27살에 스윙댄스를 시작해, 어느덧 14년차가 됐다. 20대와 30대를 딴따라에 바친셈이다(웃음).”

- 스윙댄스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춤에 대해 설명 해달라.

“스윙댄스를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면 ‘커플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명장면으로 꼽히는 남녀주인공이 추는 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더 깊게 설명하면 스포스댄스의 한 갈래로 1920년대 스윙재즈와 1950년대 로큰롤 문화로 대표되는 댄스다.”

- 딴따라댄스홀에서 스윙댄스를 춘 지 14년이 됐으면, 초창기 멤버인건가.

“거의 그렇다. 딴따라댄스홀은 가수 장기하와 얼굴들의 1집 활동을 함께한 미미시스터즈의 큰 미미(두 명으로 구성된 미미시스터즈는 큰 미미, 작은 미미로 불린다)가 만들었다. 처음 딴따라댄스홀에 들어가 큰 미미에게 춤을 배웠으니 초창기 멤버라고 할 수 있다.”

- 14년 간 일을 하며 춤을 춰온 것을 보면 춤에 진심인 듯하다. 춤을 원래 좋아했나.

“어릴 때 가족끼리 간 여행에서 춤과 관련된 경연대회가 있으면 꼭 참가했다. 참가하면 항상 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 걸 보면 춤을 좋아했던 듯하지만, 성격상 남 앞에서 잘 나서진 못했다. 그러다 20대 중반에 스윙댄스를 우연히 접하면서 내면에 꾹꾹 눌러놨던 욕구들이 봉인 해제된 듯하다(웃음).”

- 춤을 배워봤지만, 잘 추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 춤을 잘 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팁을 준다면.

“물론 춤추는 스킬 등은 타고나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정말 춤을 즐기면서 추려면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춤을 좋아하면 음악에 몸을 맞기게 돼 자연스럽게 잘 추게 된다.”

스윙댄스 페스티벌 모습/사진=성효진


-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춤과 관련된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다.

“처음엔 춤이 좋아 춤을 배우기 위해 취미로 시작했는데, 계속하다 보니 강사 제안을 받아 강사로 활동해왔다. 원래 남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강사를 하면서 성격이 바뀌더라. 그러다 운영진을 맡게 돼 딴따라댄스홀에서 매년 하는 페스티벌을 하기 위한 안무를 짜는 일을 했다. 이 모든 일이 딴따라댄스홀에서 춤을 추지 않았다면 내게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이 일을 계속 본업과 병행하면서 2년 전부터는 고민이 많았다.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 지난해 하던 일을 정리하고 딴따라댄스홀에 몰입하게 됐다.”

- 그럼 딴따라댄스홀에 정규직으로 취업을 한건가.

“맞다. 현재 딴따라댄스홀에서 강사, 운영진, 기획 등을 하며 멀티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웃음).”

- 취미로 시작해 정규직으로 일하게 되다니, 이런 경우가 많은가.

“흔하지는 않다. 현재 딴따라댄스홀에 정규직으로 일하는 분은 나를 포함해 3~4명 정도 된다.”

- 최근 2년 만에 서울 여의도에서 스윙댄스 페스티벌을 열었다고 하던데.

“맞다. 2년 만에 페스티벌을 운영하다 보니 긴장이 많이 됐다. 야외에서 하는 페스티벌이라 변수에 대한 대비도 필요했다. 페스티벌 당일 날씨가 너무 좋았고, 참여한 수강생들이 너무 즐거워해 성공적으로 페스티벌이 마무리됐다. 그럴 때 이 일을 하는 보람을 느낀다.”

- 이런 큰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데 기간이 얼마나 걸리나.

“일반적으로 한 학년이 7주간 수업을 받고 수업받은 것을 토대로 2주간 연습을 한다. 그렇게 공연에 참여하게 되는데, 공연 준비는 학년이 시작될 때 같이 들어간다.”

- 공연 기획은 이전에 해본 적이 있나.

“딴따라댄스홀에 와서 공연 기획을 처음 해봤다. 큰 미미가 공연 기획을 잘했는데, 초기에 옆에서 보고 배운 게 많다. 내가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그 공연에 수강생들이 참여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성취감이 크다. 그래서 계속 이 일을 하게 되는 듯하다.”

- 현재 준비 중인 공연이 있나.

“오는 7월 말 서울 홍대에서 열리는 거리 축제에 참여하려고 기획 중이다. 10월 초엔 서울 시청광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 인생 두 번째 직업으로 ‘스윙댄스’를 선택했는데, 춤과 함께 하는 삶이 어떤지 궁금하다.

“일단 즐겁다. 춤을 추려면 음악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또한, 딴따라댄스홀에는 매월 100~200명의 신규회원이 들어온다. 이 말은 매월 200명의 새로운 인맥을 쌓게 된다는 말이다.”

- 온라인으로 딴따라댄스홀을 찾아보니 젊은 사람이 많더라. 중장년들도 스윙댄스를 배울 수 있다.

“당연히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중장년들로부터 스윙댄스를 배울 수 있는지 문의가 많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꽃중년반’을 운영했다. 올해는 7월부터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스윙댄스 프로그램을 열려고 한다.”

- 이 일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이루게 싶은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춤을 즐기고, 언제든 광장에 모여 함께 페스티벌을 여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 줌으로 춤을 가르치려 한다. 굳이 오프라인으로 모이지 않아도, 집 거실에서 부부가, 혹은 연인이 스윙댄스를 배우고 두 달 후엔 잘 차려입고 서울 시청광장에 모여 함께 춤을 추는 거다. 그렇게 10만 명이 서울 광장에 모여 스윙댄스를 추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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