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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의미있는 일 하고 싶다면 이 일이 ‘딱’···진입장벽 없지만 자기 개척 필요해”

■ [신중년 신직업 탐색 1편] 박해철 쿱비즈협동조합 협동조합코디네이터

협동조합코디네이터, 협동조합 설립에서 운영까지 도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의 교육 과정 이수 후 민간자격증 취득 가능해

사회적경제진흥원 등 공공기관 통해 일 시작하는 게 가장 안정적

사진=정혜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이 말은 퇴직을 앞뒀거나 퇴직한 중장년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 많은 할 일 중 오늘은 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해 신중년 신직업으로 꼽힌 ‘협동조합코디네이터’를 소개하려 한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20년 12월 말 기준 1만9,440여개의 협동조합이 있다. 그리고 매년 2,500여 개의 협동조합이 새로 설립된다. 협동조합코디네이터는 이 협동조합의 설립부터 운영까지 돕는 일을 한다. 박해철 쿱비즈협동조합 전문위원은 5년 차 협동조합코디네이터다. 퇴직 후 우연히 본 사회적경제진흥원의 전문위원 모집공고가 그를 이 길로 이끌었다. 박 전문위원은 협동조합코디네이터에 대해 “인생 전반에 쌓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의미 있는 일에 쓰고자 하는 중장년에게 적합한 일자리”라고 소개했다. 딱히 정해진 정년이 없어 노력한 만큼 일할 수 있는 게 이 일의 장점이다. “인생 후반 협동조합코디네이터로 자리 잡기 위해선 신입사원과 같은 마인드로 일을 대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박해철 전문위원에게 협동조합코디네이터가 되는 방법과 하는 일에 대해 들어봤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현재 협동조합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박해철입니다(웃음).”

- 방금 협동조합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이라고 소개했는데, 협동조합코디네이터는 어떤 일을 하나.

“쉽게 말하면 협동조합코디네이터는 협동조합에 대한 모든 과정을 알려주는 일을 한다.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분들이 인사나 운영 등 모든 과정을 다 알기는 어렵다. 그런 분들에게 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상담부터 경영, 인사, 마케팅 등 전 분야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설립 이후에도 사업모델 구축이나 판로개척 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협동조합코디네이터가 하는 일이다.”

- 협동조합코디네이터가 ‘5060 신직업’에 들었다. 그만큼 중장년들의 인생 2막 직업으로 매력이 크다는 의미일 텐데, 현업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 직업의 매력을 꼽자면.

“인생 1막에 쌓은 전문성을 살려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데 있다. 이 일은 소상공인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선진지식을 전달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낸다.”

- 인생 두 번째 직업으로 협동조합코디네이터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여느 퇴직자들이 그렇듯 나 역시 퇴직 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우연히 사회적경제진흥원의 전문위원 모집공고를 봤다. 퇴직한 분들이 전문성을 살려 영세자영업자나 소기업 등에 컨설팅을 해주는 게 주된 일이었다. 거기에 지원해 선발되면서 사회적경제영역에 발을 들이게 됐다.”

- 그 일이 협동조합코디네이터의 시작이었나.

“아니다. 그때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멘토로 참여했었다. 그러다 현재 재직 중인 쿱비즈협동조합의 구인 공고를 보고 지원해 취직됐다. 당시 쿱비즈협동조합에서는 협동조합코디네이터 과정을 만들어 운영 중이었고, 직원이다보니 자연스레 그 과정을 이수하게 됐다. 그러면서 협동조합코디네이터로 활동하게 된 거다.”

사진=정혜선


- 협동조합코디네이터가 되려면 교육 이수와 자격증 취득 등이 필요한가.

“현재 협동조합코디네이터는 국가자격증 없이 민간자격증만 있다. 그렇기에 한국협동조합학회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쿱비즈협동조합 등에서 운영하는 교육 과정 이수 후 선택적으로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사회 초년생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하면 말이 안되지 않나. 마찬가지다. 은퇴 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당연히 어려움이 있었다. 이곳도 만시간의 법칙이 필요하다. 이제 협동조합코디네이터 5년 차가 됐는데, 이쯤 되니 눈이 떠지기 시작하는듯하다.”

- 이곳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 한 노력이 있다면.

“제가 은퇴 후 들었던 강의에서 강사가 퇴직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신입사원처럼 해야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말을 했었다. 그 말이 가슴에 와닿더라. 그 말처럼 신입사원이 일을 대하듯 했다. 사회적경제를 제대로 알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공부를 했고, 혼자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응해 나갔다.”

- 협동조합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데 있어 기존 경력이 도움이 되기도 하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히려 기존 경력을 내려놔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다. 협동조합코디네이터는 말 그대로 A부터 Z까지 다 스스로 해야 한다. 과거 컨설팅 관련 일을 하다 퇴직한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 일에 적응하려면 화려했던 과거는 다 내려놔야 한다.”

- 협동조합코디네이터로 활동을 시작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

“구직사이트에는 협동조합코디네이터 구인 공고가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제가 시작했던 것처럼 소상공인진흥원이나 중소기업진흥센터, 사회적경제진흥원 등에서 멘토나 컨설팅을 위한 전문위원을 모집하는데 그 경로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이 방법 이외에 스스로 영업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쉽지 않다.”

- 전문위원 모집에 많은 퇴직자가 지원해 선발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혹시 팁을 알려준다면.

“누구나 처음은 있다. 일단 사회적경제분야에 발을 디디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경력을 쌓아가며 자신의 지평을 넓히면 모집 공공에 선발될 확률이 높아지더라.”

- 이 일은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나.

“이 일은 딱히 정년이 정해진 게 아니라서 자기 하기 나름이다. 70대가 넘었는데도 계속 일하는 분도 봤다. 나는 일단 목표를 65세까지로 정했다. 그 이후의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지만, 그때까지만 협동조합코디네이터로 활동하려 한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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