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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무너지면 왕따가 된다”

[알쓸은잡×라이프앤커리어디자이너스쿨] 박정규 경기대산학협력 교수_7편

성인 왕따는 당하는 사람에게 문제 있는 경우가 많아

남이 아닌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관계도 달라져

이미지=최정문


처음 “관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까짓 관계 돈만 조금 있으면…’ 했습니다.

처음엔 생애 6대 과제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지 않는 주제였습니다. 그런데 관계는 돈만 조금 있으면 되는 그런 게 아닙니다.

관계가 무너지면 왕따가 됩니다.

내가 집에 들어갔는데 온 가족이 방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면 그건 가족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 거고 그건 가족관계가 무너진 겁니다. 직장에서 나 빼고 모임을 갖고 있다면 그건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거고 직장 관계가 무너진 겁니다. 동창회에서 내가 빠진 카톡방이 있다면 난 동창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겁니다. 동창회 관계가 무너진 겁니다.

아이들은 왕따를 당하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일주일 내내 뭔가 바쁘고, 소모되고, 힘들고 벅찬 하루하루니 혼자 멍 때리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퇴직 후 삶에서 만나는 왕따는 삶을 순식간에 의미 없게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은따

은따. 은근히 따돌린다. 혹은 은근한 왕따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어린아이들은 대놓고 왕따를 시키지만, 어느 정도 성인이 되면 그렇게 눈에 띄게 왕따를 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그 사람이 불편한 겁니다. 그러니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을 피하게 됩니다. 아니면 보이지 않게 왕따를 시킵니다. 알고 보면 왕따는 아이들이나 우리 성인들 다 갖고 있는 겁니다.

어린아이들이 왕따를 당하면 대체로 왕따 가해자들이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며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성인 왕따는 주변인들의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본인이 문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내 마음을 돌이켜보면 성인 왕따인 은따는 이 은따를 가하는 사람보다는 왕따를 당하는 사람에게 문제와 원인이 있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냥 그 사람이 불편한 겁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가족관계가 무너졌다면 가족이 먼저가 아니라 본인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친구 관계가 무너졌다면 내가 먼저 연락을 해야 합니다. 더 망가지기 전에 지금 고쳐야 합니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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