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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모델과 해외 진출 목표···K-시니어의 매력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정경훈 제이액터스 대표

7080세대 대상 특강 수업 통해 창업 아이디어 얻어

시니어 ‘올바른 자세와 걸음걸이’에 관심 많아

2014년 창업해 9년째 운영 중…올핸 시니어 일자리 창출 목표

시니어모델 대상 강사 교육 별도로 진행



바야흐로 시니어모델 전성시대다. 인터넷 검색창에 시니어모델을 치면 시니어모델과 관련된 정보뿐 아니라 지금 활발히 활동 중인 시니어모델들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말은 누구나 원하면 시니어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니어모델 교육기관인 제이액터스를 운영 중인 정경훈 대표 역시 “원하면 누구나 도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모델의 조건이 시니어에게는 적용되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다.

현재 제이액터스에는 80명이 넘는 시니어들이 시니어모델 교육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이분들이 꼭 모델을 하기 위해 저희를 찾는 게 아니라 제대로 걷는 법을 배우고 싶거나 삶의 활력을 되찾고 싶어 찾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모델과 함께 해외 패션위크에 도전해 K-시니어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정 대표를 라이프점프에서 만났다.

- 스타일이 남다르다. 혹시 모델출신인가.

“잘 봤다(웃음). 모델을 오래했다. 그러다 배우를 하게 됐고, 대학 강단에 설 기회가 생겨 배우 일과 교수 일을 병행해왔다.”

- 지금은 시니어모델만을 위한 연기 및 모델 전문 교육기관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시니어모델전문엔터테인먼트인 ‘제이액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시니어모델교육기관으로 시작했다. 하다 보니 시니어모델 활동과 관련된 제안이 하나씩 들어오더라. 시니어분들도 광고 촬영을 하거나 방송에 나가면서 재미를 느끼더라. 그래서 시니어분들이 더 즐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어 그분들의 활동까지 지원하게 됐다.”

- 그럼 모델 교육을 수료 한 후 제이액터스에 소속돼 활동하게 되는 구조인가.

“아니다. 교육은 활동하면서도 계속 받는다. 계속 교육받지 않으면 평소 습관이 나오더라. 50년 넘게 몸에 체득된 걸음걸이나 자세는 쉽게 교정되지 않는다.”

- 교육이 계속 이어지면 시니어분들이 힘들어하지는 않나.

“아니다. 자세교정이나 워킹 연습이 이분들에겐 운동이 된다. 오히려 교육을 받고 자세가 달라져 무릎이나 허리통증이 완화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 제이액터스에서 현재 시니어모델로 활동하는 분은 몇 명이나 되나.

“정규 교육과정을 듣는 시니어는 대략 80여 명 정도 되고, 이중 절반 이상이 시니어모델로 활동 중이다.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시니어는 10여 명 정도 된다.”



- 정규교육과정은 어떻게 되나.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나눠져 있고, 각각 3개월씩 진행돼 총 9개월 과정이다. 시니어모델 활동은 중급반부터 가능하다. 저희 직원들이 매니저가 돼 그분들을 지원한다. 교육을 받고 실제 활동을 시작하면 시니어분들이 너무 신기해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이 일의 보람을 느낀다.”

- 몇 살부터 제이액터스에서 교육받고 활동할 수 있는 건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딱히 나이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45세 이상부터 있다.”

- 일반적으로 모델이라 하면 신체조건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 그런 게 시니어모델에게도 적용되나.

“이 일을 시작하면서 모델에 대한 경계선을 허물고 싶었다. 키가 작아도 옷 잘 입고 워킹 잘하는 분이 많다. 그래서 시니어모델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누구나 다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담받는 분이 자신이 시니어모델로 활동할 수 있을지 물으면, 시니어모델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세 교정하러 왔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라고 말한다. 취미로 시작해야 이 일을 즐길 수 있다.”

- 그럼 시니어모델을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인가.

“자연스러움을 꼽는다. 시니어들을 보면 백발인분들이 많다. 이 흰머리를 숨기기 위해 염색을 하기도 하는데, 나는 백발 그 자체가 멋이라고 본다. 그런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흰머리, 눈가의 주름 등이 가장 시니어스럽고 시니어만이 가질 수 있는 멋이 아닌가 싶다.”

- 제이액터스에 소속된 대표 시니어모델을 소개해달라.

“올해 74살이 된 리송 모델이 있다. 시니어모델 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TV프로그램에서 하는 시니어모델대회에도 참가했다. 지금은 책을 내고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진다.

“노인복지센터에서 특강을 할 기회가 생겼었다. 당시 특강 대상이 7080세대였다. 90분짜리 원데이 특강이었는데, 주제를 고민하다 ‘올바른 자세와 걸음걸이’로 정하고 진행했다. 당시 30~40명 정도 왔는데, 그분들이 좋아하는 올드팝이나 트로트를 틀어주면서 워킹을 알려주고 자세교정을 해주자 너무 즐거워하더라. 특강이 끝나고 80대 할머니 한 분이 다가오더니 센터에 이런 강좌가 있어야 한다며, 강좌를 개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정식 강좌로 만들어져 강의를 진행했다. 그게 9년 전 일인데 그게 이 일의 시작이었다.”

- 그렇게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워킹과 자세교정을 알려주면서 창업의 아이디어를 얻은 건가.

“맞다. 그분들이 이 수업을 통해 나날이 자세가 달라지고 자신감을 얻으면서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보니까 나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 시니어들이 더 많아질 테니 그들을 위한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창업하게 된 거다. 그게 2014년이었으니, 창업한 지 이제 9년이 됐다.”

사진=제이액터스 소속 오외숙 모델 제공


- ‘시니어모델’이라는 말이 없을 때 그 개념을 정립했다고.

“2014년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콘셉트를 고민했다. 당시 주부모델, 실버모델, 노인모델 등의 말은 흔히 사용할 때였다. 그런 말이 아닌 다른 말을 찾았는데, ‘시니어’밖에 없더라. 그래서 시니어모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이 말을 유행처럼 만들자고 했는데 진짜 됐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시니어모델도 유행을 타면서 여기에 ‘액티브’라는 단어가 붙더라.”

-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시니어들의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거다. 시니어모델 교육과 관련된 일자리 수요가 계속 있을 것으로 판단돼 시니어가 시니어를 교육하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물론 이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제이액터스에서 교육받고 활동 중인 시니어모델 중에 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는 분들이 있다. 이분들을 대상으로 강사 교육을 받도록 해 백화점 문화센터에 투입하고 있다.”

- 어떻게 보면 이 사업을 통해 인생 2막을 펼쳐나가고 있는데, 개인적인 인생 2막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 하는 일이 잘돼 성공한다면 시니어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제작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다.”

- 시니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꿈이다. 시니어모델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대한민국에 정말 멋쟁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다. 그분들과 함께 해외에 진출해 K-팝, K-푸드처럼 K-시니어를 만들어내고 싶다. 그 시작으로 우리 시니어모델들과 해외 패션위크에 도전해 K-시니어들의 매력을 꼭 보여줄 것이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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