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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집으로 먼저 만나는 영화’···독립출판 GDH 코즈믹

영화화 전 각본, 온전한 저작권 가진 작품으로

첫 각본집 ‘파블로바’ 출간…내년 e북·단편집도

“외대 캠퍼스타운 통해 자본·교육·공간 지원 받아”


※라이프점프는 한국외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매거진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매거진 기자단은 서울시와 한국외대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을 인터뷰하고 창업 스토리를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GDH코즈믹(COZMIC)은 한국외대 캠퍼스타운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독립출판 스타트업이다. 강동호(24·사진) 대표가 2023년 5월 설립했다. 한국외대에서 방송·영상·뉴미디어를 전공한 강 대표는 평소 영화감독을 꿈꿨다. 그러던 중 같은 학교 영미문학·문화학과에 재학 중인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지망생, 이채민(21)씨를 만났고 그렇게 GDH코즈믹은 첫 발을 내딛었다.

유명한 영화들의 각본집은 손쉽게 책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기생충’이나 ‘헤어질 결심’ 같은 영화는 같은 이름의 책이 서점에서 판매된다. 이처럼 각본집이 책으로 나오는 경우는 대개 작품이 흥행한 이후다. 강 대표는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만 트로피처럼 각본집이 출간되는 것이 아쉬웠다”며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각본들을 독자들이 먼저 만나볼 방법은 없는지 늘 궁금했다”고 전했다. 그런 문제 의식에서 각본집 출간을 내세운 GDH코즈믹이 출발했다. 강 대표는 “각본도 충분히 책으로 읽을 수 있는 문학"이라며 "영화감독을 꿈꾸는 지망생들의 각본집 출간을 사업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지연 스타트업 매거진 기자


강 대표는 GDH코즈믹이 각본집을 출간함으로써 독자들은 다양한 각본을 접할 수 있고, 창작자 역시 실제 영화화 여부와 상관 없이 온전히 각본으로서 저작권을 인정받고 작품으로 발표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GDH코즈믹의 첫 출간작은 지난 7월 내놓은 ‘파블로바’다. 책에 등장하는 알비노 코끼리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파블로바’라는 흰 케이크의 이름을 제목으로 정했다. 이 책은 멸종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코끼리가 부산에서 발견되며 벌어지는 갈등을 다뤘다. 기승전결에 따라 4막으로 구성하고 삽화도 곁들였다. 마지막에는 컨셉 아트와 아이디어 회의 노트도 담았다.

강 대표는 한창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쯤 시놉시스를 작성했다. "인공지능(AI)은 자연스러워지고 사람처럼 변하는 반면, 사람은 규율에 갇히고 거리 두기를 하며 기계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기술 발전에 따라 생명의 정의가 점점 더 모호해진다는 아이러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부산으로 모이는데 우리 주변 구성원들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파블로바’는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 대형 서점을 시작으로 개인 서점까지 판매처가 확대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상상만 하던 아이디어를 예술로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독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고민도 많았다. 출간 전까지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대표와 직원 둘이서만 오탈자를 수정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고독한 나날이 이어졌다.

GDH코즈믹은 올해 판권 계약도 늘릴 방침이다. 배급사와 다른 출판사에 원고를 전달해 영상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내년 e북이나 단편집을, 2025년에는 6.25 전쟁으로 인해 남과 북으로 갈라진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차기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GDH코즈믹은 한국외대 캠퍼스타운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한국외대 입주기업이다. 강 대표는 온전한 완성품을 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입주 신청을 했다. 그는 “첫 창업이니 재학 중인 학교 가까이에서 지원을 받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캠퍼스타운을 통해 자본과 책 구성과 판촉에 관한 교육, 사무실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지연 기자
yej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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