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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재취업도 지역 맞춤형으로···민관 협력해 구인·구직 성공률↑

서울중장년내일센터 ‘관광업 특화 서비스’ 전개

팬데믹 후 구인난 관광업계에 중장년 채용 연결

시너지 내기 위해 정부·지자체·공기관·민간 협력

서울 거주 40대 이상 가능…5월엔 여행업 모집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경수(가명·54)씨는 한 자치구의 주차행정과에서 민원 관련 업무를 하다가 계약만료로 2022년 퇴직했다. 그 후 1년 넘게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불안하던 찰나 중장년 특화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접했다. 덕분에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 취업한 이씨는 “해보지 않은 직무여서 다소 걱정이 됐지만 업무를 제대로 배운 뒤 입사를 결정할 수 있어 좋았다”며 “재취업이 쉽지 않은 중장년에게도 구직이란 창을 열어준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씨를 재취업의 길로 이끈 프로그램은 ‘관광업 특화 서비스’다. 40대 이상 중장년의 구직활동을 돕는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는 ‘산업별 특화 서비스’라는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경기변동이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지역이나 산업 특성에 맞춰 제공하는 일종의 전직지원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열린 관광업 특화 서비스 시범사업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중장년내일센터 제공


각 지역 중장년내일센터마다 해당 지역에 적합한 산업을 선정하는데 서울중장년내일센터의 특화 산업은 관광업이었던 것. 이는 관광업 사업장의 80%가 서울에 몰려있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중구는 명동, 남대문, 북창동, 다동, 무교동 등이 관광특구이기도 하다. 그만큼 관광업 일자리가 많은 곳이 바로 서울 중구인 셈이다.

마침 관광업계는 구인난이 심각한 참이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많은 종사자들이 일터를 떠났고, 관광객들이 돌아온 팬데믹 이후에도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아서였다. 다시 고용 불안을 겪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지 청년층을 채용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 이에 관광업계는 중장년 채용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서울시관광협회와 서울중장년내일센터가 최근 호텔·여행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4%가 중장년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김정훈 한국관광공사 차장은 “관광업은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며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직업훈련 등을 거친다면 어렵지 않게 뛰어들 수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장년내일센터는 관광업 특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광업’과 ‘일자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관련 기관들과 힘을 모으기로 했다. 각기 흩어져있는 정보와 노하우를 한데 모으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란 기대에서였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18년부터 일자리센터를 운영해왔지만 관광 전문 인력에 한정되다보니 다른 영역의 인재를 영입하기 어려웠다. 중장년내일센터는 중장년층 구인·구직 지원을 전문으로 하지만 관광업 관련 정보는 부족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개하는 구인·구직 지원 정책의 도움도 필요했다.

서울지역 관광업 고용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중장년내일센터 제공


그렇게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중장년내일센터, 중구청, 한국관광공사, 서울시관광협회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14일 ‘서울지역 관광업 고용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협업하기로 했다. 한국관광공사가 관광업 전문 지식 및 노하우를 제공하면 중장년내일센터는 중장년을 필요로 하는 사업장에 구직자를 소개하고, 서울관광협회는 정규직 1명을 채용하면 고용장려금 360만 원을 지원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중구청도 협업에 적극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생애경력설계 △직무설명회 △단기직무훈련 △구인·구직 만남의 날 등 네 단계로 진행된다. 구직자는 6일간 작업장 체험 등 현장 실습이 포함된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이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관광업계가 원하는 인재상을 꼼꼼하게 파악해 그에 맞는 준비된 근로자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제 막 첫 발을 뗐지만 현장의 기대는 큰 편이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시범사업에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구직자 78명 중 11명이 취업했다. 최성희 서울중장년내일센터 소장은 “중장년 구직자는 직무에 확신을 가진 상태로 일자리에 진입할 수 있고, 기업은 산업과 직종에 이해도가 높은 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다”며 “기업과 구직자의 거리가 더욱 밀착된 고용지원 서비스”라고 말했다.

관광업 특화 서비스는 서울 거주 40세 이상 구직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2일부터 진행하는 호텔업 직무설명회 및 단기직무훈련 과정에는 중장년 구직자 120명이 신청했다. 여행업 진출을 위한 과정은 오는 5월에 신청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서울중장년내일센터 홈페이지나 전화 상담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구 거주 주민은 선발 과정에서 우대받는다.
마주영 기자
majuyeong@rn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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