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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서울 가는 기차표도 내 혼자 끊을 수 있데이”···디지털배움터, 시니어에 인기


지난 28일 오전 11시 경북 구미시 구미상록학교 디지털배움터 교육장. 백발이 성성한 70대 후반 어르신들이 무인단말기(키오스크) 사용법을 설명하는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한 어르신은 “인자 그식이(키오스크) 배워놔서가 서울 가는 기차표도 내 혼자 끊을 수 있데이. 난제 서울 사는 울 아들 집에 갈 때 키오스큰가 뭔가로 서울역 표 끊어서 가볼까 한데이”라며 키오스크를 통해서 기차표 예매도 해보고, 은행 자동입출금기(ATM)로 돈도 보내고 받을 수 있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디지털배움터 교육 모습. 이음길HR 제공


구미상록학교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디지털배움터 교육이 열리고 있다. 이곳을 찾는 교육생 대부분은 70대 중・후반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주로 집에서 TV를 보는 것 외 다른 활동은 거의 없었는데, 디지털배움터 교육을 받게 되면서 새로운 흥미와 낙(樂)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정태하 구미상록학교 디지털배움터 강사는 “한 끼 해결하기 버거웠던 그 시절. 어르신들은 공부 대신 남의 집 품팔이와 식모 생활을 하며 부모 봉양과 동생들 뒷바라지에 일생을 바쳐야 했다. 이제 장성한 자녀들은 객지로 다 빠져나가 홀로 남게 된 어르신들은 기본적인 디지털 생활 혜택은 물론, 기초적인 디지털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대구경북지역 디지털배움터를 운영하는 김기완 이음길HR 대표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면 평생 농사만 지어 오신 어르신, 귀농한 중년부부, 창업을 선택한 젊은 청년들 그리고 아직은 한국어가 서툰 결혼이주 여성 등 다양한 분들을 마주하게 된다”며 “이분들 모두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 혜택으로부터 소외되고 있지는 않은지 각별한 관심을 두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디지털배움터 교육은 전 국민의 디지털역량 향상을 위한 국가 정책사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전직 및 HR교육 컨설팅 업체인 이음길HR와 ktcs, 대구가톨릭대학교가 공동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배움터 교육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예지 기자
yeji@rn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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