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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다모작은 ‘조화로운 저울질’의 연속이다

[중장년 새출발 가이드]<17>

■표성일 라이프 앤 커리어 디자인 스쿨[LCDS] 대표



통상 우리가 아는 저울은 단순하게 무게를 재는 물건일 따름이다. 그런데 우리는 평소에 이와는 다른 종류의 저울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물건의 무게 등을 재는 저울은 유형(有形)의 실물 저울이지만 그와는 다른 ‘생각 저울’이 있다. 바로 우리 생각 속에 존재하는 ‘무형(無形)의 저울’이다.

삶을 영위하는 누구라도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각의 저울을 무척이나 많이 사용한다. 단순하게 의도적 계산행위의 저울로 볼 수도 있으나, 삶의 여러 가지 필요사항의 무게를 재어보고 나름의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 저울을 일상에서 매일, 매순간 사용한다. 여기에서는 중장년기에 접어들어 생각의 저울을 재정비해 새로운 경험과 지혜를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논해보고자 한다.

조화로운 생각의 저울질 방법론

그렇다면 저울질은 왜 하는지,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 통상 이야기하는 ‘왜, 무엇을, 어떻게(Why, What, How)’라는 3가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첫째, 저울질은 왜 하는지

이전과 달리 길어진 100세 시대에 대비한 저울질이다. 이전에는 인생 1모작 이후 짧은 시간을 살다가 세상을 달리했다. 그러나 이제는 길어진 삶만큼 먼저 삶의 저울질을 하는 이유부터 명확히 하고 출발해야 한다. 그런 이유는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행복한 삶이나 안녕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둘째, 어떤 저울질을 해야 하는지

이는 자신에서부터 출발해 확장해나가는 것이다. 누구라도 필수적으로 3가지 저울질을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자기의 안녕에서 출발해, 가족의 안녕, 그리고 자신이 소속되거나 일하는 기업조직이나 속해있는 사회의 안녕으로 확대된다. 안녕을 대변할 수 있는 요소는 통상적으로 생애설계 영역으로 보면 좋다. 건강, 재무, 관계, 일, 여가, 사회공헌/봉사, 평생학습, 주거 등이 될 수 있다.

셋째, 어떻게 저울질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가치에 중심을 둔 저울질을 하면 된다. 자신의 가치, 가족의 가치, 그리고 속한 조직이나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면 되는데 이는 인생관, 직업관으로 대변할 수 있다. 자신, 가족 그리고 조직이나 사회적인 가치를 인식하고 있는가. 자신의 가치를 찾아서 저울의 한 쪽에 올리고, 다른 쪽에는 위 둘째 항의 생애설계 영역을 하나씩 올려서 저울질 해보자. 필요시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를 10점 만점으로 하고, 영역별로 개인적인 점수를 매겨보면 된다. 그것이 바로 저울질이고, 저울질의 결과에 따라서 조정을 해나가면 된다.

조화로운 저울질의 방법론. 표성일 제공


조화로운 저울질을 한 중장년의 사례

60대 초반에 접어든 제갈근은 공공기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후 정년퇴직했다. 그는 50대 후반부터 퇴직 이후의 삶을 깊이 고민했다. 그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그는 자신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각 영역의 상황을 재어보기 위해서 ‘조화로운 저울질’을 시도했다. 먼저 퇴직 후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았고, 그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삶을 설계하기로 결심했다. 즉, 가치에 기반을 둔 삶의 영역 하나하나를 설계해보고자 하는 다짐이었다.

그는 먼저 왜 저울질이 필요한지부터 고민했다. 그는 퇴직 후에도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었고,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것보다 가족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 욕구는 바로 ‘삶 속의 행복과 지속적인 자기발전’이었다. 이어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저울질의 대상을 설정했다. 앞서 이야기한 생애설계 영역들을 재어보면서 그는 자신의 건강과 정신적 안녕, 가족과의 유대, 그리고 퇴직 후에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다. 평소 관심이 있었던 지역 사회 봉사와 평생 학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다. 그에 따라 인근 공공 평생학습기관에서 지원하는 ‘인생설계 워크숍’에 참석하는 등 자신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삶의 여러 영역을 평가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목표도 설정했다. 더불어, 평생학습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며 개인의 발전도 꾀했다. 결과적으로 제갈근은 조화로운 저울질을 통해 퇴직한 이후 현재에도 조화롭고도 균형이 잡힌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 가족과의 관계강화, 건강유지, 사회기여 등을 통한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제갈근의 사례는 ‘조화로운 저울질’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인생 다모작에서 지속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보여준다. 더불어 ‘조화로운 저울질’은 자신의 우선순위와 가치를 재정립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임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인생 다모작을 맞이해서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자신의 가치에 기반을 두어 조화로운 거울질을 계속해보자. 건강하고 행복한 자기만의 삶이 이어질 것이다.
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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