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제시된 정책, 노동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지 관심”

[시니어이슈기자단]

‘제5회 리워크 컨퍼런스’ 참관기


라이프점프는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시니어 이슈 분석 학회 ‘Senior_Future’와 함께 ‘시니어이슈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니어이슈기자단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변화와 이슈를 짚어보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번에는 ‘제5회 리워크 컨퍼런스’를 참관한 학회원들이 작성한 참관 기사를 소개합니다.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제5회 리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대학생 시니어 이슈 분석 학회원들이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노트북PC를 편 학생들이 학회원들이다. 권욱 기자


지난 26일 서울경제신문과 라이프점프가 공동 주최한 ‘제5회 리워크 컨퍼런스’가 열리는 프레스센터를 찾았다. 이날은 일본의 고령자 고용정책이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이 집중 조명됐다.

이영민 숙명여대 교수는 ‘일본 기업의 생애경력개발 지원과 커리어전문가의 역할’ 발표를 통해 일본의 자발적인 고용 정책 유도 방식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상황에 맞는 고용 정책을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한국도 기업 특성에 맞는 제도 개편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일본이 1985년 이후 60세 정년연장을 강제하지 않고 고용연장조치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일률적인 정년 연장이 기업의 신진대사를 저해하고 청년 고용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기업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정년연장, 계속고용제도 도입, 정년제 폐지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65세까지의 고용확보조치와 70세까지의 취업확보조치도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셀프커리어독(Self-Career Doc)’ 제도를 소개했다. 이는 근로자의 자기 역량 개발과 주체적인 커리어 형성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로, 정부와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의 커리어컨설턴트들은 근로자의 경력 개발에 깊이 관여하며, 초기 단계부터 노동 시장을 완전히 퇴장할 때까지 심층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직업상담사들이 단순한 취업 알선에 그치고 있어 대조적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고령자 전담의 고용 추진 플래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플래너는 기업에 방문해 고령자 채용에 대한 조언과 상담을 제공한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커리어 전문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를 통해 중장년층의 고용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자 고용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40대부터 맞춤형 경력 설계를 지원하고, 60세 이상 근로자의 고용 연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등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영범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은 “내년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노동 인구 감소로 인한 1인당 실질 소득 감소와 노인 부양비 증가가 경제 성장 잠재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고용부는 40대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생애 진단을 실시하고, 기업 내 다양한 경력 경로를 제시하는 등 맞춤형 경력 설계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과장은 "40대부터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 내에서의 경력 전환을 통한 지속적인 고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1000인 이상 기업에 의무화된 퇴직자 재취업 지원 서비스의 개선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최 과장은 "40세 이상 근로자에게 생애 진단을 실시하고, 기업 내에서 다양한 커리어 경로를 제시해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한 60세 이상 근로자의 고용 연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과장은 "정년이 60세로 설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평균 52세에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이나 싱가포르 사례와 같이 정년 연장, 재고용, 정년 폐지 등 기업의 사정과 근로자들의 여건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고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고령 근로자를 위한 안전한 근로 환경 조성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최 과장은 "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안전"이라며 "교육, 심층적인 건강 진단, 충분한 휴게시설 등과 관련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 과장은 "고령화 사회가 이제 내년에 도래하는 시기에 기존에 있던 정부의 정책들을 다시 한번 검토하고, 좀 더 효율적이고 규모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제시된 정책 방향이 향후 어떻게 구체화되고 실행될지,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소현(한국외국어대 몽골어과)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제5회 리워크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스마트폰으로 강의 내용을 촬영하고 있다. 권욱 기자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제5회 리워크컨퍼런스’를 참관했다. 이영민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본 기업의 생애경력개발 지원과 커리어 전문가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후생노동성에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정부가 갖는 관점이 담긴 표현과 제도인 ‘평생 현역 사회’와 ‘전 국민의 생애 경력개발과 관리’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일하고 싶은 나이에 기회가 된다면 평생에 걸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구조나 시스템을 만드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일본은 2021년 4월 취업확보조치 이후, 후생노동성에서 고령자고용 대책으로 3개의 기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는 일하는 의욕이 있는 노인에게 나이와 상관없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함이다. 먼저 첫 번째 기둥은 ‘기업에서의 안정된 고용과 취업의 확보’다. 고령자 고용안정법에 따라 60세 미만의 기업의 정년을 정하는 것을 금지한 후, 65세에는 고용확보 조치 의무, 70세에는 취업 확보 조치를 시행하는 노력에 임무를 부과한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70세에는 고용추진플래너에 의한 상담과 조성금 지원 확대를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정년이 될 때까지 1모작 할 수 있도록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60세 이상인 정년 이후뿐만이 아닌 정년 이전의 시기를 강조했다. 50대와 같은 중고령층이 일자리에 조기퇴직 하지 않도록 생애에 따라 정년이 될 때까지를 잘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기둥은 ‘중고연령자 등의 재취업 지원’이다. 전국 300곳의 헬로워크(안정된 고용기회 확보를 목적으로 후생노동성이 설치한 행정기관, 공공직업안정소)에 고령자 재취업을 지원하는 평생현역지원창구를 설치해 세세한 상담을 통해 노인 구인을 개척, 노인의 재취업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기둥은 ‘지역에서의 다양한 고용, 취업기회의 확보’로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역의 기업이나 경제단체 등과 협의회를 형성해 고용 및 취업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중앙 정부뿐만이 아닌 지역 각각에 위치한 다양한 기관들이 참여하여 일자리와 고용, 취업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생 현역 지역 만들기 환경 정비 사업을 전국 11개 지역에서 실시하고, 실버인재센터에서는 임시 및 단기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시행한 제도 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1985년 이후 60세의 정년 연장을 하지 않고 ‘고용확보조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 의무화를 위한 법은 2004년에 개정되어 2006년부터 13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됐다. 기업이 각자의 실태에 따라 정년 연장, 지속고용제도 도입, 정년제 폐지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함으로써 기업에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즉, 기업이 서두르지 않고 기업의 상황에 맞게 정년 연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이 교수는 셀프커리어독이라는 제도를 소개하며, 본 제도가 제도보다는 구조나 서비스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라 말했다. 셀프커리어독은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근로자의 역량 개발이나 인력 개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컨설팅이나 연수 프로그램,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통칭한다. 이 교수는 셀프커리어독의 한국 도입과 운영을 제안했다. 덧붙여 한국과 일본의 커리어 컨설턴트를 비교하며, 일본의 커리어 컨설턴트는 ‘직업에 대한 상담이나 취업 알선이 아닌, 근로자의 직업 생활 설계를 지원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어떤 경력 경로를 갖추고 역량을 개발해서 취업 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노동 시장의 입직과 퇴장에 대한 심층적인 상담이 가능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업이 한국에 들어올 경우, 경력개발 혹은 경력관리 상담사와 같은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종합하면 일본은 고령자고용을 위해 제도 개선과 지원금을 확대하는 것뿐만이 아닌,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컨설팅과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처럼 노동 시장의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제 상황과 특성이 반영될 수 있는 적절한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평생 현역 사회’에서 근로자는 평생에 걸친 경력개발을 해야 하고, 정부는 이것이 가능하도록 고용 주체인 기업을 고려한 제도와 법령을 개편하고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다연(가천대 사회복지학과)


시니어이슈분석학회 기자
contents@rni.kr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