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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소개하는 천(千)가지 직업 중 천직(天職)을 만나보세요”

■ 에이지프리 김지현 대표

나이·학력 무관한 직업 추천하는 ‘천직’ 운영

은퇴 후 소득 공백 중장년에 일자리·교육학원 정보 제공

“日 리커런트 교육처럼 필요 정보·일자리 총망라 할 것”


한 번 익힌 지식은 언젠가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기술에 적응하며 ‘100세 시대’를 준비하려면 평생학습이나 자격증 취득 등과 같은 ‘리스킬링(Re-skilling·재교육)’이 필요하다. 주된 일자리에서 벗어난 중장년들은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인생 2막’에도 천직(天職·하늘이 내린 직업)을 찾을지도 모른다.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이 나이, 학력에 구애 받지 않는 새로운 직무를 탐색할 수 있도록 “1000가지의 직업을 소개하고 싶다”는 에이지프리의 김지현 대표(37)를 만났다.

에이지프리의 김지현(왼쪽) 대표와 이 회사 신용우 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예지 기자


- 에이지프리의 서비스 ‘천직’을 소개해달라.

“천직은 직무 교육이 필요한 이들과 전국 각지의 우수한 교육원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드론과 타일, 도배, 페인트 등 나이나 학력에 상관없이 ‘배우면 일할 수 있는 직종’을 다룬다. 다양한 직무 교육 지원금이 있는데 이 혜택들을 찾아주고, 양질의 교육을 받게 도와주는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 에이지프리 창업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대표님의 이력이 궁금하다.

“감독이 꿈이어서 대학에서 영상학을 전공했다. 헌데 2010년대 초반,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세상이 바뀐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 진학해 HCI(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석사학위를 시작했는데 코딩이 너무 어려웠다. 그게 계기가 돼 코딩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교육 기업 ‘엔트리코리아’를 2013년 창업했고 이듬해 네이버에 인수됐다. 사실 코딩은 어린 학생이나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수를 위한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의 80%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직무 교육에 도전해 보고 싶어 올해 에이지프리를 창업했다.”

천직 메인 페이지. 천직 누리집 갈무리.


-천직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나.

“우리나라 중장년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시점이 평균적으로 49.3세라고 한다.(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 분석 결과) 그렇게 은퇴한 이들은 국민연금 수령 개시 시점까지 약 16년의 소득 공백이 생긴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중장년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어떤 내용들을 검색하는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봤더니 예상 밖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위암, 건강검진 등 건강 관련 키워드 10개의 검색량을 합친 것보다도 사람인, 인크루트 같은 일자리 플랫폼 검색량이 10배나 많았다. 은퇴한 중장년들이 대거 구직 시장으로 나오는데 이들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너무 적다. 좀 더 쉽게 새로운 직무를 찾아보고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돕고 싶었다. 또, 직업학원에 관한 정보나 접근 경로 등에 관한 도움도 주고 싶었다. 서울에만 수백 개의 직업학원이 있다. 현재의 직업 교육은 동네 학원 중심이다. 정보 접근성이 낮아 어떤 학원에 가면 어떤 커리큘럼으로 무엇을 배우고, 이곳을 수료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 일본에는 ‘리커런트 교육’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평생 교육 정보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국내에도 이런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본의 리커런트 교육 메인 페이지. 약 500개 교육원 중에 자신에게 맞는 학교와 자격, 기술을 찾아보라고 적혀있다. 리커런트 누리집 갈무리.


일본의 리커런트 교육은 우리나라의 평생학습과 비슷한 개념이다. 일본의 리커런트 누리집에는 건축 정비 검사자, 간병인 등 다양한 직무와 관련해 대학교, 민간, 협회 등의 각종 교육 과정과 보조금, 직무별 전망,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등에 관한 정보를 총망라되어 있다.

- 현재 제공하고 있는 교육 과정은 어떻게 선별했나.

“중장년 대상 설문조사에서 드론 방제나 항공 촬영 분야에 관심이 높은 걸로 나왔다. 인테리어 시공, 도배, 타일 시공 등은 현장 수요가 높은데 인력이 부족한 분야다. 구인이 활발하면서, 중장년에서 일자리 수요가 높은 분야를 우선 내놓았다. 최근 '긱 워커(Gig worker·초단기 근로자)'라고 해서 기업에 소속돼 일한다는 개념이 흐릿해지고 있다. 중장년마다 세분된 욕구가 있고 그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자리도 달라진다. 우리는 일자리를 가계보탬형, 생계형, 취미로 나누고, 이를 다시 취업, 창업, 부업으로 나눴다. 천직은 이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려고 한다. 소자본 창업, 부업 등 중장년이 새로운 형태로도 일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례를 만들어 가려 한다.”

- 고용노동부의 포털 ‘고용24’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수강할 수 있는 직업 훈련 과정을 모아 보여준다. 천직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천직은 단순히 직업 교육 학원을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이 아니다. 교육 수료 후 시험에서 평균 합격률은 어떻게 되는지, 전문 강사 자격증을 가진 강사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우수한 학원을 선별한다. 과정마다 제공하는 정보는 다르지만 실습이 이뤄지는 교육 환경 등도 공개한다. 예를 들어 드론의 경우, 교육원이 몇 대의 장비를 가졌는지, 몇 %의 수료생이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는지, 사용 비행장, 선발 경쟁률 등의 정보도 제공해 양질의 교육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직자의 후기도 제공한다. 타일이나 드론 교육은 많이 들어봤겠지만 ‘내 일’로 와 닿지는 않는다. 현직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천직에서는 현직자를 인터뷰해 수익과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과정마다 간략히 소개한다.”

-에이지프리의 계획과 목표는 뭔가.

“일자리 연결도 직무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직무 탐색과 교육에 그치지 않고 구인구직 기능까지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더 다양한 직무를 둘러보고, 탐색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강좌 카테고리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1000가지의 직무를 탐색할 수 있는 곳. 천직(天職) 찾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서비스 이름을 ‘천직’으로 지었다. 최종적으로는 천직이 삶과 직업을 재정의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정예지 기자
yeji@rn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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