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가운데, 시니어를 사회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할 방안과 그에 맞는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시니어 관련 일자리 정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 사례가 주목 받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65세 이상 인구는 총 17만 6993명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가장 많다. 인구의 16.5%가 시니어인 고양시는 일자리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와 올해 시·군 종합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같은 기간 ‘대한민국 일자리 어워드에’서도 연속으로 장관상을 받았다. 라이프점프는 최근 왕연우 고양시 일자리정책과장(이하 과장)과 이사무엘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장(이하 센터장)을 만나 초고령 사회를 대비해 어떤 일자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를 들어봤다.
- 센터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왕연우 과장(이하 왕):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는 2010년 개소했다. 그즈음 전국 지자체에서 일자리센터를 세우기 시작했으니 ‘1세대 일자리센터’라고 볼 수 있다. 면접 날 상담사가 구직자와 함께 기업체에 방문하는 ‘동행면접’, 지하철 역사 내에서 일자리 상담을 진행하는 ‘지하철 이동상담’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다. 올해는 인사 담당자 세미나도 시작했다. 세대별 특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실적도 좋아 일자리와 관련된 시·군 종합 평가에서 항상 최우수 등급을 받고 있다.
◇이사무엘 센터장(이하 이): 센터는 2019년부터 인지어스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저를 포함해 24명의 인지어스 직원이 고양시에 파견돼 일하는 식이다. 모두 재취업과 전직, 생애설계 교육 등 일자리 분야에서 경험을 두루 쌓은 전문가들이다. 상담사를 우리 센터뿐만 아니라 행정복지센터까지 고루 파견해 인근 동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효율적으로 취업 지원을 하고 있다.
- 센터 사업 가운데 동행면접, 인사 담당자 세미나 등이 눈길이 간다. 좀 더 상세히 알려 달라.
◇왕: 인사 담당자 세미나는 예산도 없었는데 직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발로 뛰며 시작했다. 올해 시작했는데 현재 가입한 인원은 300명 정도 된다. 총 6번의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노무, 세무 등 인사 담당자가 궁금해할 법한 것들을 알려드렸다. 이 세미나로 인사 담당자가 적합한 구직자가 없는지 물어오는 등 직접 교류가 활발해졌다.
◇이: 동행면접은 구직자가 면접을 보러 길에 상담사가 동행하며 구직자의 긴장을 풀어주고 면접 답변이나 이력서를 점검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상담사가 면접 날 방문해 파악한 기업의 특성은 다음 구직자들을 위한 데이터가 되기도 한다.
- 고양시는 경기도 기초 지자체 가운데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의 특색은 어떠한지, 또한 이러한 특색에 맞춰 진행하는 사업이 있다면?
◇왕: 고양시는 요양 산업이 발달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다른 지자체보다 많은 편이라 재활, 간호, 의료 직군에서 인력 수요가 매우 많다. 특히 요양보호사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이: 센터를 찾는 방문자들의 평균 나이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고, 중장년을 채용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과장의 말처럼 요양보호사 분야에서 구인이 많아 ‘신중년 직무캠프’ 프로그램의 하나로 요양보호사라는 직무와 채용 트렌드를 알려드리는 특강을 진행했다.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병원동행매니저 직무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또 정년보다 일찍 퇴직하는 분들이 있어 중장년을 대상으로 ‘인생2막 생애설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 중장년 근로자 수요도 늘었나.
◇왕: 중장년을 한 번이라도 채용한 기업은 추천할 중장년이 또 없느냐고 많이 물어본다. 현재의 5060은 청년만큼 건강하면서도 일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분들이다. 느슨함 없이 일을 잘하신다. 또 직업에 대한 절실함과 고마움이 있는 세대라 일자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분들이 많달까. 충성도와 생산성이 높아 중장년 채용을 선호하게 된 기업들이 있다.
- 재취업이 잘 되는 중장년의 특징을 꼽아보자면.
◇이: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면접에서 본인의 노하우와 경험을 잘 어필하는 분들이 재취업을 잘 하는 편이다. 기업에서 50대를 마지노선으로 두고 채용하려 했지만 면접에서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노하우와 경험이 잘 어필되면 60대까지 연령을 올려 채용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
- 마지막으로 고양시민들에게 센터를 어필해 달라.
◇이: 고양시청 홈페이지에 센터 상담사를 칭찬하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상담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컨설팅으로 결국 재취업에 성공해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렇듯 센터는 채용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고 있다. 센터 입구에서 망설이다 그냥 돌아가는 분들이 있는데 용기를 내 센터를 찾아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왕: 우리 센터는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다. 청년층부터 시니어층, 취약계층까지 모두 도와드리고 있다. 특히 내년 1월이면 청년 전용 공간 ‘내일꿈제작소’를 개소하는데 청년들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를 부탁드린다. 또 시민들에게 좀 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고양시 기업은 인력 수급이 원활하도록 도울 예정이니 많이 찾아주기를 바란다.
- 정예지 기자
- yeji@rn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