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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꿀 소믈리에를 소개합니다” ‘잇츠허니!’ 권도혁·이재훈 대표

[원부연의 직업의 탄생] "스페셜티 허니를 통해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창업을 넘어 ‘창직 하는 사람(Job Creator)’들이 늘고 있다. 끊임없는 세상의 변화와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 회사에서 찾지 못한 직업 정체성에 대한 숙제를 개인들이 스스로 고민해 찾게 된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직업을 새롭게 정의내리기 시작했다.

‘원부연의 직업의 탄생’은 스스로 창직을 한, 나만의 단어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개인과 산업 두 영역에서 새로운 화두를 제시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두 번째 커리어를 꿈꾸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전하고자 한다.

‘잇츠허니!’를 만든 국내 최초 ‘허니 소믈리에’ 권도혁(우측), 이재훈(좌측) 대표.


이름부터 생소한, 국내 최초 ‘허니 소믈리에’라는 타이틀로 소개하고 있는 권도혁, 이재훈 대표. 이들은 각자만의 인연으로 꿀을 접하기 시작했다. 권도혁 대표는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던 중 카멜(Camel)이라는 지역에서 라벤더꽃 꿀을 채밀하며 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로 바리스타 일을 하던 이재훈 대표는 전 세계 독립 양봉가들에게 영감을 받아 노들섬과 이웃 루프탑에서 꿀벌을 키우기 시작했다. 가공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벌꿀을 먹어본 그는 꿀의 진정한 맛에 빠지면서 이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그렇게 꿀에 빠진 두 남자가 ‘잇츠허니!’라는 꿀 전문 회사를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스페셜티 허니를 소개하고 테이스팅 클래스를 운영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중이다. 자연 그대로의 다양한 꿀을 소개하고자 매일이 고민인 그들을 ‘APE SEOUL(아뻬 서울)’ 카페에서 만나보았다.


권도혁 허니 소믈리에에 대해


-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직장인 생활도 했고, IT분야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기도 했다.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아 남들보다는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한 편이다.”

- 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가족들과 미국 여행 갔을 때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 양봉 체험을 신청했다. 사실 이전에 마케팅 관련 일을 하면서 꿀 산업에 대해 스터디를 해본 적이 있어 관심을 가지던 차였다. 아들과 농장에서 체험을 했는데 멋진 과정과 스토리에 매력을 느꼈다. 그 때 아들에게 이걸로 창업을 해보고 싶다 했더니 또 무슨 창업이냐고 면박을 당한 기억이 있다. (웃음)”

- 이재훈 대표와의 인연은?

“예전 IT회사를 창업 했을 때 둘 다 블로그 활동을 했는데 서로의 글에서 뭔가 통하는 게 있어 종종 만나 수다를 떨곤 했다. 또 우리에게는 음악이라는 공통점도 있었고. 나는 음악 쪽 IT 서비스를 하던 때였고, 이재훈 대표는 뮤직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 이재훈 대표에게 창업을 제의했다고?

“한 10년 쯤 그렇게 인연이 이어오던 어느 날, 이재훈 대표 페이스북을 보니 양봉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바로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꿀에 대한 관심사나 생각이 비슷했다. 꿀물이라는 주제로 대 토론회를 한바탕 가졌다.”

- 바로 회사를 차리기로 했나?

“다음날 이재훈 대표가 마셔보라고 꿀물을 만들어줬는데, 먹자마자 이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서로가 10년 정도 알고 지냈고, 친하진 않았지만 신뢰감이 있었고, 실행할 수 있는 동력이 있으니 바로 회사의 형태로 시작할 수 있었다.”

-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내 명함에 나를 치프 워커비로 소개하고 있다. 일벌을 의미한다. 이재훈 공동 대표는 양봉을 직접 하니 양봉가로 종종 이야기하고. 그래도 둘 다 외국에서 프로그램을 수료한 ‘허니 소믈리에’라는 직함으로 역할 구분 없이 하고 있다.”

- 회사를 만들었다. 어떤 목표로 준비를 시작했나?

“아직은 창업이라 하기엔 거창한 지점이 있다. 다만 처음부터 회사로 만들자는 제안은 내가 먼저 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 형태가 회사여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카페 메뉴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 전 세계 다양한 꿀들.


이재훈 허니 소믈리에에 대해


- 이재훈 대표는 이전에 어떤 일을 해왔나?

“처음엔 엔지니어 일을 하다 뮤직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회사에 다녔다. 작은 회사다 보니 마케팅부터 이런저런 일을 도맡아 했고. 회사를 다니며 확장에 대한 여러 고민이 생겼던 것 같다.”

- 어떤 지점 때문에 고민이 생겼는지?

“어느 순간 남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뮤직 페스티벌을 하다 보면 늘 주인공은 아티스트였다. 당연히 그들이 주인공이니 박수 받는 건 당연하지만 스텝으로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라. 나도 뭔가 내 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퇴사 한 이후의 행보는?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카페를 해보고 싶었다. 사실 커피에 대한 관심보다는 문화나 콘텐츠에 관심이 더 많던 때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형태로 나만의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

- 테마가 굉장히 독특했다고?

“자전거 테마 카페였다. 자전거 뒤에 리어카처럼 커피를 담고 판매하러 다니는 형식이었다. 당시 뉴욕의 젊은 바리스타들이 자전거를 활용한 이동식 카페로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페인어로 자전거라는 뜻의 ‘BICI 커피’라는 타이틀을 달고 여기저기 커피를 팔러 다녔다. ‘이동식 카페’라는 생소함 때문에 언론에도 많이 소개됐다.”

- 장사는 잘 됐나?

“사실 장사는 잘 되지 않았다. 이동형 카페다보니 고정 매출이 부족했다. 날씨 영향도 많이 받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결국 정착할 필요성을 느껴 오프라인 매장을 계약했다. ‘BICI 커피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6년 전, 원남동 사거리에 오픈했다.”

- 그러다 갑자기 양봉을 한 이유는?

“어느 날 집에서 유튜브와 TED 영상을 보다 해외에서 벌을 키우는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호기심에 검색을 하다 ‘꿀벌사랑 동호회’라는 인터넷 카페에 가입을 했고. 주로 업계 분들이 정보 교환을 하는 곳인데, 서울 옥상에서 벌을 키우고 싶다고 하니 죄다 반대를 하셨다. 그런데 어떤 분이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번 만나보자고 했다. 그분은 협동조합 형태로 고민 중이었고, 결국 같이 벌을 키워보기로 했다.”

- 협동조합 형태로 벌을 키우게 됐다.

“5명이 협동조합 형태로 모였다. 일단 벌통 한두개씩 양봉가에서 분양 받아 당시 텃밭이었던 노들섬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공동체가 와해되기 시작했다. 나 빼고는 대체로 직장인이었기에 자연스레 흐지부지 된 것이다.”

- 이웃 옥상에서 벌을 키웠다고?

“그중 한 분이 ‘어반 비즈(Bees) 서울’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나 역시 그 이후에는 개인적으로 벌을 키워갔고. 그러던 중 카페 손님 한분이 양봉 이야기를 듣더니 사무실 옥상에서 키워보라는 제안을 해주셨다. 그 분 옥상을 활용해 양봉을 이어갈 수 있었다.”

- 이후 양봉이 주제인 카페를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양봉이 주제인 카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 테마 카페를 접고 혜화동 로터리 인근 주택가로 장소를 옮겼다. 이후 카페를 한다는 걸 알고 권도혁 대표가 찾아왔다.”

해외 이동형 카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BICI 카페.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국내 최초 ‘허니 소믈리에’가 되다


- 회사를 만들었다. 첫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꿀물을 제품으로 만들려고 했다. 상품화 가치도 있다 생각했고. 하지만 꿀물을 제품화 하려고 보니 마땅한 공정 과정을 찾기 어려웠다. 꿀물은 65도 이상으로 끓이면 영양 성분이 파괴 돼 저온 살균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 이후의 계획은 무엇이었나?

“꿀 자체를 제품화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야했다. 우리에게 꿀에 대한 맛은 비슷비슷하지 않나. 클래스를 통해 꿀에 대한 관점과 다양한 맛을 먼저 알리고 싶었다. 누가 올까 싶었는데 신기하게 바로 솔드 아웃이 됐다.”

- 클래스에 온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 보다 젊은 타깃들이 많이 찾아주었다. 이런 프로그램 자체를 굉장히 참신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더라. 사람들이 몰리는 걸 보니 클래스를 계속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해외의 ‘허니 소믈리에’ 수료 과정을 알게 되었다. 처음 클래스를 열었을 때는 그냥 회사 대표 직책이 전부였는데 해외에서 수료 후에는 ‘허니 소믈리에’라는 직함으로 우리를 소개할 수 있었다.”

- 어느 나라에서 ‘허니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했나?

“나(권도혁 대표)는 미국, 이재훈 대표는 영국에서 수료 했다. (권도혁 대표는) 미국 UC 데이비스에서 수료 했는데 농대로 유명한 학교다. 허니 소믈리에 과정을 오픈한지 4년 됐는데 한국인은 내가 처음이었다. 이재훈 대표는 영국에서 수료했는데, 그 곳 역시 갓 시작한 1회차였다.”

- 그들이 한국의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놀랬다고?

“당시 우리는 10회 이상 클래스를 경험한 후 해외로 갔다. 대체로 시골 양봉가 분들이 들으러 오셨는데 한국에서 내가 꿀 관련 클래스를 해왔고, 젊은 사람들이 몰린다는 이야기를 하니 진심으로 놀란 반응들이었다. 정말 매력적이라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 각자 미국과 영국, 다른 나라고 간 이유는?

“영어권은 미국과 영국밖에 없었다. 이탈리아에도 있는데 이탈리아어로 진행해 들을 수가 없었고. 사실 이탈리아가 체계가 가장 잘 되어있다. 정부에서 직접 승인을 해주며 레벨까지 정해주는 형태다. 아무튼 우리는 영어권에서 각자 다른 스타일을 경험해보자 두 나라를 선택했다.”

- ‘허니 소믈리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수료 후 부터는 우리도 당당하게 허니 소믈리에라고 부를 수 있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무슨 무슨 소믈리에를 보면 ‘별개 다 있구나.’ 생각하던 우리다. 그런데 소믈리에 타이틀로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소믈리에는 어떤 음식에 논리와 체계를 설명하는 사람이더라. 맥주, 치즈 등 버라이어티가 있는 카테고리라면 소믈리에는 필요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고?

“점점 식재료가 고급화되며 각자의 취향이 중요해지는 게 트렌드다. 그러다보니 소믈리에의 역할이 자연스레 생길 수밖에 없고. 아직은 와인과 커피가 일반적이고 꿀이라는 게 그 만큼 커질 수는 없겠지만 응용 과정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 역할을 우리가 충실히 해내고 싶다.”

숙성 꿀에 대해 설명 중인 권도혁 대표. 카페에서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숙성 꿀에 대해 설명 중인 권도혁 대표. 카페에서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새로운 도전, 스페셜티 허니


- 스페셜티 허니를 선택한 이유는?

“스케일이 크지 않더라도 진짜배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꿀부터 집중하며, 테이스팅 클래스도 열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스페셜티 허니를 우리의 주력 상품으로 정했다. 쉽게 전하기 위해 이 단어를 썼지만 정확히는 숙성 꿀(Raw Honey)을 기본으로 하는 아티산 허니를 의미한다. 벌의 날갯짓과 시간이 만나, 벌집 안에서 자연스럽게 숙성되고 양봉가에 의해 세심하게 관리된 꿀을 뜻한다”

- 일반 꿀과 스페셜티 허니, 어떤 차이일까?

“일반적인 제품은 숙성되지 않은 꿀로 공정을 거친다. 효율화를 위해 숙성 전 꿀을 가져와 끓이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최고 품질의 꿀은 숙성된 꿀이며 이는 벌이 최소 15일 이상 자연적으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시장용 제품은 그 기간 없이 숙성 전 물꿀을 수집해 수확한 지역에 관계없이 혼합하여 가열 후, 일부러 수분을 줄인다. 우리가 아는 천편일률적인 맛이 되는 것이다.”

- 원래는 저마다 다른 맛의 꿀, 꽃에서 좌우된다고?

“와인의 맛이 포도 품종에서 좌우되듯 꿀의 맛은 꽃에서 좌우된다. 벌은 먹이가 되는 여러 가지 꽃을 찾아 가고, 아카시아 꽃, 오렌지 꽃, 밤 꽃 등 원천에 따라 맛이 다 다르다. 하지만 시장 상품은 이 모든 것을 세분화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맛의 차이를 전하는 사람이기에 꿀의 진짜 맛, 숙성된 꿀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 현재 스페셜티 허니, 숙성 꿀 시장은 어떤가?

“숙성 꿀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양이 적다보니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수요가 없다보니 숙성 꿀을 만들 생각조차 안하는 게 현실이고. 시장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 농가분들 설득이 쉽지 않았겠다.

“사전에 가서 우리가 받을 물량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다른데 말고 우리에게 팔아 달라 설득도 해야 했고. 시장 차별화를 위해 지역 선정부터 스토리텔링, 장신정신을 가진 농가 선정, 제품 퀄리티 관리까지, 이 모든 걸 신중하게 고려해 출시했다.”

- 한국의 꿀 종류는 제한적이라고?

“지중해나 캘리포니아의 경우 날씨가 좋다보니 사철 꽃이 핀다. 그들은 자연스레 꿀을 가열할 필요를 못 느꼈고 숙성 꿀로 제품화를 했다. 기본적으로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철이 있고 꽃의 종류도 제한적이다 아무래도 맛의 다양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지역의 스토리를 담아 출시한 스페셜티 허니 제품


‘잇츠허니!’, 그들의 정신을 담은 브랜드


- ‘잇츠허니!’, 어떤 의미로 지은 네이밍인가?

“‘꿀벌의 노래’라는 책 문장을 브랜드로 활용했다. 우리가 클래스에서 이야기하는 게 꿀의 다름인데, 왜 다른지 설명하려면 그 과정을 잘 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책이 그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담고 있었다. ‘It’s honey at last.’ 라는 문장이 우리에게 더 와 닿았던 것도 있다.”

- 첫 제품으로 섬진강, DMZ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대지의 자화상’이라는 테마로 두 지역의 스페셜티 허니 제품을 소개했다. 섬진강과 DMZ라는 지역이 주는 상징성도 있지만 브랜드 스토리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양봉가 나름의 장인정신과 고집을 가진 분들도 만났고, 제품의 퀄리티도 우리 기준을 만족시켰다.”

- 꿀의 퀄리티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고?

“양봉가에서 꿀을 살 경우 외형만 보고는 이게 몇 일간 숙성된 꿀인지 분별하기 쉽지 않다. 몇 가지 측정 도구를 활용하며, 마지막에는 화학적 검사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꿀을 만들려면 벌을 잘 키우는 지에 대한 양봉가와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좋은 양봉가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글로벌 꿀을 소개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국내 양봉가들의 좋은 제품을 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글로벌 꿀들을 큐레이션 해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재료를 맛봐야 소비자들도 꿀에 대한 정보가 풍성해질 것이다.”

- 테이스팅 소사이어티, 테이블 등 다양한 클래스를 확장 중이다.

“허니 소믈리에 수료 후 배운 이론들을 바탕으로 전문가 라인을 만들자고 한 게 ‘소사이어티’다. 여기에는 파티셰, 바리스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도 필요하겠다 싶어 도입한 개념이 ‘테이블’이다. 여기서는 쉐프 등과 함께 메뉴를 개발하며 다양하게 시도 중이다. 사실 벌, 꽃, 꿀 세 소재만 있다면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 제품 구매와도 연결이 되는지?

“클래스를 듣는다고 제품을 구매 하는 건 아니다. 클래스에 오시는 분들은 색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러 오시는 게 대부분이고. 일단 우리 스페셜티 허니 제품이 고가라 아직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준비는 안됐다고 본다. 일반인이 꿀을 소비하는 빈도수도 적고. 그래서 요리나 음료 등 다방면으로 페어링 해 선보일 방법들을 고려중이다.”

- 매출 현황은 어떤가?

“현재 매출은 크게 세 가지에서 나온다. 제품 판매, 식당 혹은 카페 납품, 마지막은 클래스. 클래스는 우리만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사명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행히도 조금씩 매출 숫자가 늘어가는 중이다.”

테이스팅 클래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꿀의 맛을 전하고 있다.


‘잇츠허니!’의 비전과 미래


- 자본금은 어떻게 준비했나? 투자계획은?

“내가(이재훈 대표) 카페와 양봉을 셋팅해 둔 상태였고 제품 출시를 위한 자본금을 권도혁 대표가 투자했다. 지분은 각자 투자한 만큼으로 비율을 나눴고. 이후에라도 투자를 받을 생각은 없다. 대중 시장으로 갈 수 없는 제품이기에 우리만의 호흡으로 가려고 한다.”

- 올해 신제품 계획은?

“해남 산 옻나무 꿀을 활용한 제품을 구상중이다. 여기에 라벤더 향을 인퓨징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생각하고 있다. 꿀차나 아이스크림 등에 어울릴만한 제품으로 출시 예정이다.”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허니 스페셜티 시장을 만들어 가고 싶다. 꿀은 다 단맛이지라는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꿀도 다양한 맛이 있음을 알릴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서 긴 호흡으로 가는 걸 생각하고 있다. 장인정신, 아티잔(Artisan) 정신을 가지고 가야 한다.”

- 양봉 비즈니스에도 기여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

“그간 양봉은 전 세계 170년간 똑 같은 형태로 산업이 이루어져왔다. 산업적으로 보면 노후화 됐다. 그런데 요즘 들어 조금씩 과학화의 움직임은 보이는 듯하다. 이러한 과정이 스페셜티 허니와 좋은 꿀에도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하고. 우리가 양봉 비즈니스에 개입하기 보다는 우리가 추구하는 장인정신의 수단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 둘이서 운영하고 있다. 버겁진 않나?

“힘들거나 버겁진 않다. 좋은 디자이너를 뽑고 싶긴 한데 쉽진 않다. 하지만 리소스는 대기업도 늘 부족한 것이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 본다.”

- 욕심내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미슐랭 쉐프들과 협업 해보고 싶다. 좋은 베이커리들과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고. 우리의 제품을 최대한 다양한 형태로 도전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앞으로도 우리는 니치(niche)마켓으로 갈 수밖에 없을 테니 그 지점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만났으면 한다.”

- 이 일을 통한 두 사람의 꿈은?

“긴 호흡으로 하고 싶은데 그 호흡해서 적당한 때 기회들이 잘 와줬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멋짐을 잘 구현해보고 싶다.”

확장을 위해 매일 같이 고민하는 두 대표. 대한민국의 스페셜티 허니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


원부연. 서울경제신문 라이프점프 객원기자. 전 광고 기획자에서 음주문화공간 기획자로 창직 후 술집, 극장, 살롱 등 서로 다른 9개의 공간을 런칭했다. <합니다, 독립술집>, <회사 다닐 때보다 괜찮습니다.>, <퇴사 말고, 사이드잡> 세 권의 책을 쓴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원부연 객원기자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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