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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투자의 창] '버블 파이터' 의 등장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 2021-06-21 14:22:21
[투자의 창] '버블 파이터' 의 등장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전염병의 치명률이 낮아지고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며 글로벌 경제 회복이 강화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경제의 상흔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여전히 확장 재정 정책을 고수 중이다. 경제 전망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초기에는 성장률 상향이 두드러졌다면 이제는 인플레이션 발생 우려로 중심이 이동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추가 완화를 시행하기보다는 통화 정책의 조기 정상화 기조로 선회하고 있다. 신흥국은 선제적인 긴축으로 선회하고, 선진국은 이례적인 완화 정책에 대한 축소 유인이 지지되는 모습이다.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앞당기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보다는 자산 시장 버블 논란이 더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공급 병목 현상과 수요 측면의 급격한 회복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최소 올해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채권 시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중앙은행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실제 물가 지표도 내년 이후에는 완만해질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선제적인 긴축이 아닌 지켜본 후 대응하자는 기조 또한 여전히 유효하며 정책 정상화 시점이 앞당겨지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중앙은행들은 자산 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월 연준 의장은 2분기 들어 자산 가격의 거품을 우려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고,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금리 상승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자산 버블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강조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연준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에서야 본격 등장한 바 있는데, 당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정책이 금융 안정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버블 파이터(Bubble Fighter)’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도 이 시점이다. 자산 가격 버블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금융 기관들이 과도한 위험 선호를 억제하도록 감독·규제를 강화하는데 그쳐야 한다는 것이 기존 입장이었다.


이는 버블 자체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금리를 올리면 특정 시장만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전통적인 역할에 그쳐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결국 금리 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입장이 강화되고 있다. 한은도 기존에 ‘물가안정’만을 설립 목적과 통화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가 2011년 ‘금융안정’을 1조 2항에 추가했다. 거시 경제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을 가정하면 한은은 두 차례(50bp) 금리 인상까지는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빠르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에 무리해서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중앙은행들이 자산 가격 버블을 우려하는 기조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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