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100세 인생 시대엔 다양한 친구가 필요하다

[라이프점프×인생은 50부터!!] ‘N잡러’ 양성필 씨_13편

마음 알아주는 친구 여럿 있다면 성공한 인생

또래와만 친구 될 수 있다는 고정관념 벗어야

이미지=최정문


평소 ‘굳이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지 않다. 내 무덤 앞에서 진심으로 슬퍼해 줄 진정한 친구 한두 명이면 족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만약 그 한두 명의 친구가 나보다 먼저 세상과 작별한 뒤에 나만 남아서 수십 년을 더 살게 된다면?

올해 103세가 되신, <백 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는 “가깝게 지냈던 두 친구를 십여 년 전에 보내고 난 후에는 내 인생을 사는 것 같지 않았다. 어머니와 아내가 떠나니까 집이 텅 빈 것 같았는데 친구가 떠나니 세상이 텅 빈 것 같았다”라고 말한다.

상식만천하 지심능기인(相識滿天下 知心能機人).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라는 뜻으로 <명심보감 교우 편>에 나오는 말이다. 인생의 전반전에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이미 여럿 있다면 꽤 성공한 인생이라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기대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대에서는 한두 명의 ‘찐’ 친구도 좋지만, 그보다 좀 덜 깊은 우정이라 할지라도 친구는 다양하고 많을수록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이전에 비해 훨씬 길어진 장년기와 노년기의 삶이 덜 고독할 것이다.

100세 인생 시대에서는 인생 2막을 위한 새로운 배움의 장소, 봉사활동, 취미생활, 2막으로 시작한 일터, 여행지 등에서 서로 다른 여러 세대가 뒤섞일 개연성이 훨씬 커졌다. 아울러 그런 활동이나 장소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반드시 내 나이 또래와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린다면 나이 차를 넘어서는 우정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세대는 뒷세대에게 먼저 경험한 세상에 대한 ‘지혜’를 전해줄 수 있고, 반대로 뒷세대는 앞세대에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새로운 ‘지식’을 알려줄 수도 있다. 요즘은 선배들이 알려주는 것 이상으로 후배들에게 더 많이 배우는 세상이다. 열린 미래를 위해서는 내 생각이 먼저 열려야 한다.

필자의 몇몇 모임 구성원 중에는 띠동갑 나이 이상 차이가 나는 친구들도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그들의 관점으로 들으면 다르게 들린다. 그래서 배울 게 많다. 그리고 기발함, 독특함, 변화무쌍함이 있어서 늘 즐겁다. 이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 동안에는 시간이 멈춘 듯 늙지 않는 것 같다.

다만, 꼰대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매너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꼰대 짓을 전혀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가벼운 눈웃음으로 지나갈 수 있을 정도는 묵인된다. 그것만 주의한다면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도 격의 없이 그리고 허물없이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걷기 모임, 러닝 크루, 등산모임, 산악자전거 동호회, 프리다이빙 동호회, 당구 동호회, 골프 모임 등 다양한 레포츠 활동을 함께 하는 모임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100세 인생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강을 돌보는 동시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익한 책을 같이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도 좋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00세 인생 시대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원동력은 이런 다양한 취미나 봉사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고 여러 친구와 즐겁게 지내는 데서 얻을 수 있다.

삶이 길어졌다고 해서 우정의 개념이 달라질 것은 없다. 다만, 친구의 개념, 친구의 범위, 친구를 만나고 사귀는 방법 등은 변화하는 세상에 맞게 스스로 변화할 줄 알아야 더 다양한,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을 통해 인생 후반전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양성필 기자
doer0125@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