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일의 목적 명확히 해야, 인생 2막에 평생직업 찾을 수 있어”

■임순열 일생애연구소 대표

주부로 평생 살다 나를 찾기 위해 공부 시작

우연히 시작한 직업상담사 공부에서 적성 찾아

교육 들으며 롤모델 생겨 7년간 쉬지 않고 전문성 쌓아

‘일생애연구소’ 설립해 생애설계 관련 전문 강사로 활동

사진=정혜선


“인생 두 번째 삶에서 ‘평생직업’을 찾은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직업상담사로 일하다 지금은 취업과 생애설계 분야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인 임순열 일생애연구소 대표가 한 말이다. 임 대표와의 인연은 지난 9월 열린 서울경제 라이프점프 전직지원 활성화컨퍼런스에서 시작됐다. 생애설계와 전직지원, 재취업에 관심이 많은 임 대표가 전직지원 활성화 방안과 관련된 강의를 듣기 위해 사전 신청 후 현장을 방문한 게 지금의 인터뷰로 이어졌다. 한마디로 전직지원활성화 컨퍼런스가 맺어준 인연인 셈이다.

평생 주부로 살던 임 대표가 세상으로 나온 건 중년이 돼서다. 은퇴 후 인생 2막을 맞이한 여느 중년들이 그렇듯 뭘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시작한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안 후 만난 게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이었다. 그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들은 수업 첫날 직업상담사가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알게 돼 그렇게 7년을 직업상담사로 살았다. 이후 2019년 일생애연구소를 설립하며 취업과 생애설계 분야 강사로 또 다른 삶을 시작했다. “중장년이 두 번째 삶에서 평생직업을 찾기 위해선 일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는 임순열 대표를 라이프점프가 만났다.

인생 2막, ‘직업상담사’라는 평생직업을 만나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직업상담에 미쳐있는 임순열이다(웃음)”

- 자기소개를 들으니 지금 하는 일에 푹 빠져 있는 게 느껴진다. 직업상담사로 일하고 있다고.

“직업상담사로 일하다 지금은 취업과 생애설계분야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직업상담은 취업지원기관에 소속돼 7년 정도 일했다. 그러면서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이 나와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직업상담에서 더 나아가 재취업과 생애설계에 대한 강의를 하기 위해 2019년 일생애연구소를 설립했다.”

-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둘째 아이가 군대에 가면서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생겼다. ‘이제 나의 삶을 찾아야겠다’라는 생각에 공부할 분야를 찾다 가족심리상담을 1년 정도 공부해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3개월가량 심리상담 봉사를 했는데, 그러면서 그 일이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 가족심리상담사로 활동한 지 3개월 만에 알게 된 건가.

“그렇다. 나는 평소 무슨 일이든 할 때 ‘즐거우면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심리상담사는 상담하러 갈 때마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솔직히 1년 공부해서 심리를 상담해준다는 게 어불성설이기도 했다. 그렇게 심리상담 일을 접고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이 직업상담사를 추천했다.”

- 직업상담사가 적성에 맞는다는 건 언제 알게 됐나.

“지금도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는데, 2011년 5월 31일이 직업상담사 자격증 수업 개강 날이었다. 첫 수업에서 노동시장에 대해 배우며 수요와 공급곡선에 대해 듣는데, 그때 정말 물 만난 물고기 같은 기분이었다(웃음).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다.”

- 직업상담사로 활동하려면 자격증 취득은 필수인가.

“그렇다. 직업상담사 시험은 급수가 1, 2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시험도 2차까지 있다. 쉬운 시험이 아닌데, 직업상담사 2급은 열심히 해서 한 번에 붙었다. 그 정도로 공부하는 과정도 즐겁고 좋았다.”

- 중장년들이 재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해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더라. 자격증 취득 후 직업상담사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맞다. 나이가 있다 보니 재취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나 역시 그랬다. 공고가 나오는 대로 이력서를 넣었지만, 다 떨어졌다. 처음 일을 시작한 곳에 이력서를 넣고는 주변에 또 떨어지면 이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물론 떨어졌어도 지금까지 한 게 있으니 포기하진 않았겠지만, 그런 마음이었다. 다행히 합격해 일을 시작했다.”

- 이 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 노력이 있다면.

“일하면서 고용센터나 한국고용정보원 등에서 하는 직업상담 관련 교육을 사비를 들여 찾아다니며 들었다. 그렇게 7년간 휴가를 교육 듣는 데 다 썼다(웃음). 그렇게 해서 2017년 12월에 직업상담사 1급까지 취득을 마쳤다.”

- 기업에 소속돼 직업상담사로 활동하다, 일생애연구소를 설립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2017년 직업상담사 1급을 취득하기까지 너무 열심히 달려온 듯하다. 그전까지 이 일이 일로 여겨지지 않고 즐겁기만 했는데, 갑자기 일로 여겨지더라. 아마도 방전이 된 듯하다. 그러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당시 숭실대학교에서 생애설계코치과정을 듣고 있었는데, 그 수업을 들으면서 내 생애설계를 하게 됐다.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나와 일생애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때가 2019년 10월이었는데, 내 나이가 딱 50대 중반이었다.”

사진=정혜선


중장년 재취업, 커지는 반려시장의 틈새를 노려라

- 중장년 중에서 은퇴 후 강사를 준비하는 분들이 꽤 많다. 먼저 강사시장에 뛰어든 선배로 그 업종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면.

“나는 그때 내 일을 하기로 결심한 게 지금까지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그렇지만 강사시장이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는 것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 그럼 중장년들에게 ‘강사’라는 직업을 권하고 싶나.

“중장년의 연령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아직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등 재무적인 부분의 필요성이 큰 나이라면 강사가 되는 것을 고민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반면 나처럼 경제적인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이제는 일을 즐기자는 마음이라면 강사를 권하고 싶다.”

- 중장년들이 강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팁을 준다면.

“일단 자기가 강의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분명히 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다음 그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자격증 취득 등 자격을 충분히 갖추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그 분야의 네트워킹을 쌓는 거다. 나는 네트워킹, 즉 인맥을 쌓기 위해 교육을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으로 들으라고 말한다. 함께 교육을 듣는 사람뿐아니라 강사와도 인맥 형성이 가능해진다. 또한, 교육하는 기관을 통해 강의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 현재 생애설계 등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는데, 그 중 중장년이 가장 좋아하는 교육이 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취업역량교육과 생애설계교육이 반응이 좋다. 취업역량교육은 이력서 작성법이나 면접 스킬, 정보탐색방법 등을 알려주고, 최근 취업 트렌드 정보를 제공한다. 생애설계교육을 할 때는 업에 대한 인식 바뀐 만큼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해주려 한다. 나는 아무래도 직업상담을 오래 하면서 현장을 잘 알고 있다보니까 강의만 한 사람과는 그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강의를 들은 분들의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 중장년 취업시장의 최근 트렌드는 뭔가.

“사실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지만, 중장년이 4차산업과 관련된 일자리에 접근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내가 보고 있는 건 반려시장이다. 반려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는데, 중장년들이 지금까지 쌓은 경력을 심화시키거나 약간 변형시키면 충분히 들어갈 틈이 있다고 본다.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돌봄이나 복지, 보건 쪽이 신중년 취업의 틈새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 인터뷰 중 지금 하는 일을 ‘평생직업’이라고 표현했는데, 중장년들이 인생 2막에 가장 바라는 일이다. 두 번째 삶에서 평생직업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활동을 하고 싶은 건지 등 일하려는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그 목적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분야도 달라진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경력을 살려 재취업하는게 가장 좋다.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취미에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업상담을 한 분 중에 건설회사에서 임원으로 있다 퇴직해 그림을 배워 지금은 화가로 활동하는 분이 있다. 인생 2막에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은 대표적인 사례다.”

-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하는 강사로 거듭나고 싶다. 선한 영향력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영향력을 중장년들에게 줄 수 있는 강사가 되는 게 목표다. 두 번째는 웰다잉강사가 되려 한다. 지금 3년 정도 기간을 잡고 준비하고 있는데, 적어도 2024년에는 그쪽 분야로 진출할 예정이다. 생애설계교육을 하면서 내 생애도 설계한 셈이다(웃음).”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