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리멤버로컬, 로컬 50+의 이야기를 팝니다”

[라이프점프×세컨드투모로우] ‘우리가 만나온 50+’_2편

■박소영 세컨드투모로우 대표

2019년 ‘로컬라이즈 군산’으로 군산과 인연 맺어

50+ 지역 토박이를 ‘로컬 스토리텔러’로 양성

이미지=최정문


‘다음 주말에 처음 가보는 지역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

현대사회의 우리는 어느 지역을 처음 방문하게 되면 보통 인터넷으로 먼저 검색을 한다. 나 역시 지역에 대해 사전 검색을 하지만 만족도가 높았던 정보는 당연 ‘현지 지역민 추천’ 정보다. 현지에서 택시 기사님에게 물어보거나, 오래돼 보이는 식당에서 식사 후 사장님에게 또 다른 추천지를 추천받는 방식이다. 보통 50대 이상 연륜이 있으신 분들에게 여쭤볼수록 보물 같은 정보가 쏟아진다. 이 동네에서 어디를 가면 좋은지, 어디가 맛집인지 등….

SNS용 화려한 맛집이나 관광지가 아니라 숨어있는 동네 가성비 맛집, 사람은 적지만 감탄할 만한 풍경들을 지역 주민들은 알고 있다. 주민들이 매일 아침 산책을 다니는 곳이고 저녁에 친구들과 식사를 하는 곳이며, 오랜 시간 동안 그곳에 살고 지내며 체득한 경험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역의 50+ 토박이가 쌓아온 이런 경험자산을 활용하고 싶었다.

로컬 스토리텔러 지원자 모집 포스터/이미지=세컨드투모로우


50+의 경험자산을 콘텐츠화하는 우리 회사는 2019년에 ‘로컬라이즈 군산’이라는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부터 군산과 인연을 맺었다. 사업 아이템 구체화를 위해 군산 50+ 주민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봐야 했다. 이야기 수집을 위해 식당에 가서 말 걸고, 택시를 타서도 말 걸고, 심지어 이른 새벽 목욕탕을 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도시의 변화를 직접 경험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군산이 다르게 보였다. 하루 만에 겉핥듯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닌, 매력적이고 도시의 문화적 가치가 충분한 곳으로 느껴졌다. 내가 군산에 대해 느끼는 이 감정을 더 많은 사람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군산 원도심 도보 탐방 프로그램 ‘리멤버군산’을 기획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흔한 관광지가 아닌, 지역 주민들의 삶과 역사 그리고 문화가 담겨있는 곳을 찾아 도보 탐방 코스로 기획했다. 해당 코스는 50+ 지역 토박이를 ‘로컬 스토리텔러’로 양성해 직접 활동할 수 있게 했다. 2019년 총 3개의 원도심 도보 탐방 코스를 개발하고, 50+ 로컬 스토리텔러를 4명 양성해 약 100명 이상의 분들이 리멤버군산을 통해 군산을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로컬 스토리텔러 K의 활동 모습/사진=세컨드투모로우


우리가 발굴하고 양성한 50+ 로컬 스토리텔러 중에서도 특히 열정적인 분이 있었다. 군산에서 나고 자랐으며, 젊은 시절엔 수도권에서 일을 했다가 다시 군산으로 돌아온 K. K의 군산 사랑은 남달랐다. 어릴 때부터 쌓아온 추억이 군산 곳곳에 가득했고, 튼튼한 다리와 자전거를 이용해 군산 구석구석을 걷고 달리며 군산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갔다. 게다가 말하는 것도 좋아해 로컬 스토리텔러에 딱 맞는 지원자였다.

리멤버군산을 찾은 다양한 참여자들을 맞이하며 진심을 다해 군산을 스토리텔링 한 K. 참여자에게 토박이 추천 찐 맛집을 추천하거나, 좋은 수산물을 싸게 살 수 있도록 단골 가게를 소개해주며 군산 원도심 홍보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는 군산에 우리가 개발한 ‘시간여행길’에 소개된 장소 외에도 가봐야 할 곳이 여럿 더 있다고 했다. K의 강력 추천으로 같이 그곳들을 K의 설명과 함께 돌아본 후, 나는 완전히 그 길에 반해버렸다. 그렇게 K의 도움으로 리멤버군산의 ‘다소곳길’, ‘사드락길’이 나오게 됐다. 아쉽게도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며 대면 프로그램 운영이 어렵게 되어 지금은 로컬이 추천해 주는 원도심 74개 스폿 정보로 구성된 셀프 여행객을 위한 ‘소소한 리멤버군산’ 키트로 재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리멤버로컬 군산그레이 룸스프레이/사진=세컨드투모로우


우리 팀은 올해 로컬 큐레이션 브랜드 ‘리멤버로컬’을 런칭, 지역 50+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로컬 상품을 기획, 제작했다.

군산에서는 비 온 후 군산 내항의 흐린 분위기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는 K와 다른 지역 주민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군산그레이 룸스프레이’를 제작했다. 이번 달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군산그레이는 외부인에게는 군산을 추억하는 특별한 선물이, 지역 주민에게는 군산을 연상하는 향기로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상품이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만난 지역의 50+는 풍부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매우 가치 있고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이기도 하다. 이를 콘텐츠로 만들거나 상품화한다면 그 가치가 더 커질 것이다. 50+의 다양한 경험자산을 활용한 더 많은 콘텐츠와 상품들이 세상에 선보이길 바란다.
박소영 기자
doer0125@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