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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문제, 공포 대신 실질 해법 마련을"

■김태일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장

20년 후 가장 심각한 위기 도래

노동구조 둥 구체적 대책 고심해야

정년퇴직·연금수급 시기 맞추고

개인연금 등 낮은 수익률 개선을

김태일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장


“고령화 문제를 얘기할 때 모두들 지금 당장 큰일이 날 듯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베이비부머들이 일할 능력을 잃는 20년 후 본격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지금은 현실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구체적인 대비책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최근 설립된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의 김태일(58·사진) 원장은 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서울캠퍼스 정경대학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고령화에 대한 공포를 너무 조장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고령사회연구원은 복지·연금·의료 등 노인들의 삶을 융합적으로 연구하는 곳으로 인문과 자연·의학 등 대학 관련 학과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도 시도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와 초저출산으로 생산 가능한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생산연령인구 대비 노인·유소년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총부양률 역시 현재 10% 중반대에서 2050년에는 8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인정한다. 문제는 고령화에 대한 공포가 현실에 비해 지나치게 과장돼 대비책이 오히려 소홀해졌다는 점이다. 그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한다 해도 60~70세까지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모든 능력을 상실하는 80대 이후”라며 “이에 대비하려면 일할 사람이 얼마나 모자라는지, 노동 구조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어떻게 할지, 복지 정책의 방향은 어떻게 정할지 등 구체적이고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작정 걱정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전례가 있다. 고령화를 말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총부양률의 상승이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1970년대 총부양률이 지금과 비슷했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1970년대와 지금이 다른 것은 그때는 성장률이 매우 높았다는 점과 아동의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라며 “일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문제에 집중한다면 크게 걱정할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일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장


전제 조건이 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경제적인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시장은 문제가 없다. 가만히 놓아둬도 돈벌이가 된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변할 것이다. 베이비붐 당시 산부인과가 잘됐고 요즘 실버산업이 뜨는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사각지대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필요한 이유다. 김 원장은 “정부는 시장이 해주지 못하는 분야, 예를 들면 소득 보장, 노인 돌봄과 같은 영역이 제대로 돌아가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산업구조를 빨리 초고령 사회에 적합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고 역설했다.

연금 개혁은 그가 손꼽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년퇴직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가 다르다. 정년은 60세지만 연금은 65세부터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 5년간 소득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노인 문제의 해법은 이러한 불일치부터 없애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원장은 “유럽의 경우 정년이 없고 연금 수급 시기와의 시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정년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의 낮은 수익률도 문제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정기예금 수준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연금을 들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퇴직·개인연금이 금융회사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그는 “국민연금 수익률이 금융기관보다 높다는 것은 연금 가입자들이 더 탄탄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뜻”이라며 “고객이 원한다면 국민연금에 운영을 맡기는 연금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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