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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북적이는 ‘웨이팅 맛집’에는 비밀이 있다?

[라이프점프×썸데이기자단]

음식과 장소를 콘텐츠화해 ‘시간’을 쓰도록 이끌어야

대기 시간을 활용한 주변 상권 활성화 효과도 있어

한식 퓨전식당 난포 대표 음식/사진=썸데이기자단


“40분째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도 왔으니까 먹어봐야죠.”

식당 앞 간이 의자에서 기다리고 있는 박지현 씨(25세)는 예약시스템을 활용했어도, 순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식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고객을 감히 기다리게 만드는 식당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른바 ‘웨이팅 맛집’은 내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기꺼이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을 뜻한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수만 개가 넘을 정도로 입소문 효과가 빠르기도 하다.

◇ ‘희소성’을 내세운 브랜드의 명품화

서울숲에 위치한 ‘난포’는 웨이팅이 심한 퓨전 한식집으로 유명하다. 원격으로 줄서기 시스템을 이용해도, 대기가 70팀이 넘을 경우도 많아 포기하고 가는 손님들이 대다수이다.

이미 브랜드로써 명품화가 돼버린 지 오래인 탓이다. 실제로 2020년 10월에 개업한 난포 성수점은 낙원그룹이 만든 퓨전 한식집의 본점으로서 이미 개업부터 명성이 자자했다. 패밀리 브랜드로는 낙원스낵, 낙원타코, 낙원테산도가 있다.

높은 인기에도 난포는 상권을 늘리지 않는다. 직영점도 한남점뿐이다. 단순히 고객을 늘리는 게 난포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 있다. 명품들이 즐비하지 않아야 희소성이 있는 것처럼, 난포도 브랜드를 명품화시킨다. “여기서밖에 못 먹는” 인식이 있어, 오히려 소비를 불러일으킨다.

이때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의 책 <2022년 소비트렌드>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대기를 하는 소비자의 행동 양식은 그들의 ‘과시력’에 있다. 인스타그램에서의 홍보를 자발적으로 유도하고 제 3자를 소비에 끌어들이는 영향력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난포는 음식의 콘텐츠에서도 차별점을 둔다. 양식과 일식, 그리고 카페가 즐비한 서울숲과 성수 상권에서 당당히 ‘한식’으로서 포지셔닝에 성공했다. 데이트할 때에도 베스트메뉴인 강된장쌈밥, 전복들깨국수 등을 먹으러 방문한다.

◇ 맛집이 되거나, 맛집 옆에 위치하거나.

먼저 식당이 성공하려면 우선 사람이 많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 역세권이든, 주택가이든, 우선 찾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둘째, 음식이나 장소에서 콘텐츠적인 요소를 찾아야 한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해질 가능성이 높은 콘셉트라면 더 좋다. 최근 카페의 콘셉트가 공사판화 된다는 ‘밈(meme)’이 있었는데, 실제로 공사판 콘셉트를 구현한 카페가 나타난 것이 그 사례 중 하나다.

그러나 이것도 여의치 않다면, 내가 입점하려는 상권에 유명한 맛집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게 좋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이 바로 이러한 취지에서 제작됐다. 골목상권이 흥하기 위해서는, 해당 상권에서 한 개라도 맛집이 돼야 한다. 그 식당을 위해 ‘웨이팅’하느라 끼니를 놓친 사람들을 주변 식당들이 공략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해당 상권은 사람들이 ‘맛집을 가기 위해’ 찾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쵸리상경/사진=썸데이기자단


난포의 예시도 마찬가지다. 옆에는 쵸리상경이라는 솥밥 한식집이 존재한다. 한식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대체 식당으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맞은편에는 인생네컷이 있어 함께 한 동행과 시간을 보내기 좋은 환경이다. 실제 난포를 비롯한 웨이팅 맛집 곳곳에는 인생네컷을 찍거나, 소품샵에 방문해 시간을 때우거나, 디자이너브랜드에서 쇼핑을 하거나, 갤러리를 둘러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대기시간 동안 예쁜 외관을 활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팟을 만들어 두는 것도, 소비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한수빈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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