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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예약이 곧 효도"···‘하늘의 별 따기’ 부킹 전쟁

■시니어 '핫템' 파크골프 대해부<2>

회원 수 급증에 파크골프 예약 밀물

아들 며느리 손주까지 온 가족 동참

현장 선착순 시설은 새벽 4시부터 긴 줄

"노년층 인터넷 예약 여전히 어려워"


“파크골프장 예약이 곧 효도”

“파크골프장 인터넷 예약에 성공했다는 사람 한번을 못 봤어. 딸이 해봐도 어려워.” 강동구에서 만난 한 파크골프 동호인이 인터넷 예약을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매달 15일 오후 1시 30분, 잠실파크골프장 인터넷 예약이 열린다는 말에 직접 예약을 해보기 위해 공공서비스 예약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초시계를 켜고 30분이 되자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니 대기자 수가 1061명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 캡처/ 정예지 기자


대기 순번이 끝나고, 페이지에 접속하니 전 시간대 예약이 마감됐음을 알리는 ‘예약마감’ 표시가 붉은색으로 붙어있었다. 시간을 보니 오후 1시 32분이었다. 유명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티켓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파크골프 예약이 이렇게 치열할 지는 몰랐다. “파크골프장 예약 성공이 곧 효도”라고 말하던 지인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 캡처/ 정예지 기자


새벽 4시부터 긴 줄에 인터넷 예약 전환

잠실파크골프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장 선착순으로 하루 이용객을 받았다. 그런데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점점 증가하며 접수가 어려워지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오픈 시간을 4~5시간 앞둔 새벽 4시쯤부터 줄을 서거나 전날부터 가방을 놔두는 등의 일이 벌어졌다. 파크골프장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이용객들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터넷 예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올해 4월 재개장 후 시험운영을 거쳐 5월부터 본격 인터넷 예약으로 전환했다. 한 파크골프장 현장 관리인은 “(어르신들에게)인터넷이 어렵다지만 새벽부터 와서 기다리는 것도 힘든 일”이라며 “그나마 인터넷 예약이 더 나아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내 한 파크골프장 관계자도 “인터넷 예약이 어렵다는 민원도 있었지만 (문의가 오면) 일일이 예약법을 알려드렸기에 이제는 대부분 잘하시는 것 같다”며 “공공성과 투명성을 위해 인터넷 예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더했다.

인터넷 예약 전환에 이용객 반발도

아직 현장 예약을 받는 파크골프장도 남아있다. 주말 기준 하루 이용객이 400여 명에 달하는 인천의 공촌유수지 파크골프장은 매일 현장 접수받는다. 인터넷 예약으로 전환을 시도했지만 사전 조사에서 이용객들의 반발이 컸다. 김도희 인천시설공단 과장은 “현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것도 어려워하셔서 기간제 선생님들이 현장에 출동해 도와드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촌유수지 현장 관리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 70대들인데 인터넷 예약으로 바꾸면 항의가 들어올 수 있다”며 “접수 방법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의 서봉 파크골프장은 예약 방법을 혼합했다. 총사용인원 180명 중 55%(100명)는 인터넷 예약으로 나머지 45%(80명)는 현장 접수로 예약을 받는다.

대한파크골프협회의 회원 현황을 보면 2021년 대비 2022년 회원 수가 61%(3904→6272명) 증가한 것에 반해 파크골프장 수는 단 1%(11→12개)가 증가하는 등 파크골프장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예약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예지 기자
yej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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