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딱 맞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정년 이후 재취업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회사에서 지급하는 급여나 일터의 분위기 등이 이전에 경험한 곳과 다를 수 있기에 더욱 어렵다. ‘정년을 마치고 재취업하면 급여 수준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사회 일반적인 관념도 재취업을 고려하는 고령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재취업에 필요한 특정한 자격이나 기술이 없는 한, 이전과 동등한 급여를 받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만 60~64세 노동자 중 이직자를 대상으로 급여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이전 급여의 10% 미만으로 줄어든 비율은 6.3%에 그쳤다. 반면 현재 급여 수준이 이전보다 10% 이상 감소한 비율은 61.2%에 달했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고령자 고용현상 등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60세 직전까지 받은 급여가 100이라고 했을 때 1년 뒤인 61세에 받는 급여 수준은 78.7%에 불과했다.
다만 나이에 따라 급여가 감소하는 수준은 고용된 회사 규모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조사 대상자가 상근노동자 100명 미만의 회사에 근무할 경우 80.5%, 1000명 이상의 회사는 70.9%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기업에서 정년 이후 재고용 되었을 때 급여가 조정되는 경향이 있는 점, 또 대기업일수록 기술직보다 사무직이 많다는 점도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도 하루 8시간 가량 일하는 풀타임 노동자가 아닌, 3~4시간 일하는 파트타임 노동자인 사례가 다수였다. 조사대상인 60~64세 남성 가운데 파트타임 노동자는 44.5%, 여성은 73.7%로 집계됐다. 또한 재취업자의 나이가 65세 이상이 되면 파트타임 노동자의 비율은 더 올라가 남성은 69.2%, 여성은 89.8%에 이른다. 이 조사는 지난 2019년 실시돼 이듬해 발표됐다.
취업 전문 매체 파이낸셜필드는 “고령자가 취업할 수 있는 업종이 한정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희망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할 수 있다”며 “정년 후의 취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퇴직 전에 미리 자격을 갖추거나 헤드헌터나 전직 에이전트 등과 상담해 퇴직 이후의 구직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도쿄=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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